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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amang01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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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아침

조금 날이 어두운 아침이예요.
민아는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깼어요.

“엄마, 비 와? 지금 비 와?”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며 민아가 엄마에게 물어요.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
민아는 어제 예쁜 공주님이 그려져 있는 우산을 샀어요.

“응, 비 와.”
엄마가 미소지으며 민아에게 말했어요.

“야호!”
신나게 소리 지른 민아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어요.

“엄마, 우산 줘! 내 우산!”
민아는 벌떡 일어나 돌아다니며 우산을 찾아요.

“민아야, 기다려. 여기 있어.”
엄마가 신발장에서 우산을 하나 꺼냈어요.
민아가 어제 산 예쁜 공주님 우산이예요.
어제 집에 돌아와서 얼마나 한참을 접었다 폈다 했는지 몰라요.

단추를 누르자 부드럽게 우산이 확 펴져요.
“이야, 버섯집이다! 엄마 버섯집 예쁘지?”
민아는 버섯집 우산 아래로 쏙 들어갔어요.
“민아야, 안돼. 어서 밥먹고 어린이집 갈 준비해야지”

“엄마, 나 밥 안먹어! 어서 밖으로 나가자! 응? 엄마 빨리 와.”
민아는 엄마 손을 잡고 끌어당겼어요.

“민아야, 그럼 안돼. 아침밥은 먹고 가야지.”
엄마가 민아를 끌어안아서 식탁 의자에 앉혔습니다.

“우리 민아, 우산은 잠깐 내려놓고 박 먹어야지.”
“히잉, 싫어. 나가고 싶은데...”
민아는 입이 삐죽 나왔어요.
엄마가 숟가락으로 밥을 뜨고 반찬을 올려 민아 입에 넣어줍니다.

“엄마, 나 밥 그만 먹을래. 배 아파”
민아는 밖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안돼. 민아! 밥 안먹으면 배 더 아파.”
엄마가 힘주어 말했어요.
민아는 그렇게 몇 번을 엄마와 실랑이를 했어요.

“엄마, 어린이집 차 올 시간이야! 이제 나가야 해! 으앙”
민아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어요.

“민아야, 한 입만 더 먹고... 비가 오면 차가 늦게 와. 괜찮아.”
엄마가 민아를 안심시켰지만 민아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어요.

결국 마지막 한 입은 먹지 못한 채
엄마와 민아는 밖으로 나왔어요.

“엄마, 이것 봐 물! 물이 고여 있어요.”
민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이 났어요.
고여 있는 물을 장화로 밟으며 텀벙텀벙 거려요.

“민아야, 그렇게 텀벙텀벙 하면 예쁜 옷에 튀어요. 살살, 살살 밟는 거야.”
엄마는 예쁘게 입힌 옷이 물에 젖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민아가 텀벙텀벙 거릴 때마다 물은 높이 튀었어요.

“엄마, 구슬! 예쁜 수정 구슬이야.”
민아는 자기보다 키가 작은 나무 앞에 쭈구려 앉았어요.
그리고는 잎사귀들에 맺혀있는 빗방울들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어요.
꺄르르 민아가 웃었어요.
“우리 민아는 뭐가 그리 재미있니?”
엄마는 그런 민아를 신기해하며 바라보았어요.

평상시보다 어린이집 차가 늦게 도착했어요.
“어머니, 죄송해요. 비가 와서 조금씩 시간이 밀렸어요.”
“네. 빗길이라 조심해서 천천히 다니는 게 좋죠.”
엄마와 어린이집 선생님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요.

“선생님, 민아가 많이 젖었어요.
죄송하지만 어린이집에 가서 옷 좀 갈아입혀 주세요.“
엄마는 선생님에게 부탁을 했어요.

“민아야, 엄마한테 인사해야지.”
선생님의 말씀에 민아는 엄마에게 배꼽인사를 했어요.
그리고, 우산을 가지고 어린이집 차에 타려고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민아 가방만 차에 싣고 우산은 엄마에게 돌려주었어요.
“어머니, 민아 우산은 가져가지 않을께요. 돌아올 때 어머니가 챙겨 나오시면 돼요.”

“어, 내 우산!”
민아는 우산을 가져가지 않는다는 말에 놀랐어요.
하지만, 이미 어린이집 차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했어요.
비가 계속 내려서일까 엄마는 민아가 하루종일 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민아가 어린이집에 가고 나서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도착했어요.
“어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차에서 우산 찾으며 잠깐 울다가 지금은 원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어요. 젖은 옷은 원에 있는 옷으로 갈아입혔어요. 좋은 하루되세요.”

엄마는 민아의 우산을 바라보았어요. 빗물에 젖었는데도 예쁜 공주님은 엄마를 향해서 환하게 웃어주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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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8살 딸아이에게 학교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싫다고 합니다.
결국 비가 몹시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가다 옷은 다 젖고 말았지요. 저와 다르게 딸아이는 옷이 젖는 걸 상관하지 않았어요.
5살 아들도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쓰고 고여있는 물만 보이면 바로 텀벙텀벙합니다.
장난꾸러기 아들이 장화를 신지 않은 날도 텀벙텀벙하기 때문에 지금은 비오는 날이면 장화를 꼭 챙깁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비가 오는 날이면 온 몸이 젖은 채로 집에 돌아오기도 했지요.
젖은 신발로 또 고인물에 텀벙텀벙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어도 신나기만 했지요.
우리 아이들도 저와 같겠지요. 건강하게 밝게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