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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moonzaca 20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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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엄마 동화 응모 <투명 우산이 좋아>

<투명 우산이 좋아>

내 우산은 투명 우산이에요. 투명 우산이어서 밖이 훤하게 내다보여요. 처음엔 우산을 썼는데도 밖이 훤하게 보여서 너무너무 좋았어요. 비를 맞지 않으면서도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신이 났거든요.

그런데 비가 오는 날 유치원에 갔더니, 같은 반 친구 지안이가 빨주노초파남보 알록달록 예쁜 우산을 쓰고 온 거예요. 무지개 색처럼 예쁜 그 우산이 나는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도 우리 엄마는 위험하다면서 투명 우산만 계속 쓰라고 하세요. 그래야 혹시 모를 사고 위험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어서 그런 거래요. 난 무지개 색 우산을 써도 다치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도 엄마는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해요.

이제 곧, 유치원에 가야 할 시간인데 너무너무 가기가 싫어지네요.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거든요. 난 또 마음에 들지 않는 투명 우산을 써야겠죠.

‘우르릉 쾅쾅~~~!!’
오늘따라 비가 엄청나게 내려요. 바람까지 너무 세게 불어서, 자꾸 내 우산이 뒤집어 지려고 해요. 나는 우산이 날아가 버릴까봐 우산지붕이 머리에 닿도록 우산기둥을 꽈~악 가슴에 끌어안았어요.

그때 저 앞에 걸어가는, 무지개 색 우산을 쓴 지안이가 보였어요. 지안이도 우산이 날아가 버릴까봐 걱정이 됐는지, 우산을 푹 눌러쓰고 걸어가고 있네요. 그런데 갑자기 지안이가 “아악~~!” 하면서 뒤로 넘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나는 놀라서 헐레벌떡 뛰어갔어요. “지안아, 괜찮아?”, “아... 우산을 너무 내려썼더니 앞이 안 보였어. 너무 아파..” 지안이는 마주오던 우산을 쓴 또 다른 친구와 그만 쿵 하고 부딪혀 넘어져버렸던 거예요.

갑자기 그때, 엄마의 말이 떠올랐어요. 왜 투명 우산을 쓰라고 하셨는지 말이에요. 난 내가 들고 있는 투명 우산을 가만히 올려다봤어요. 하늘에서 후두두 떨어진 빗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리는 그 모습을. 그리고 세상에나! 투명 우산에 맺힌 빗방울 사이로 어느새 떠오른 빨주남보파남보의 예쁜 무지개가 환하게 웃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제야 난 알 것 같아요. 내가 쓰고 있는 이 투명 우산은 무지개 색 우산 보다 백배는 더 멋진 우산이라는 것을요~ 진짜 무지개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다른 친구와 ‘쿵’하고 부딪힐 수 있는 무지개 색 우산을 쓰는 것보다, 친구와 부딪힐 위험도 없고 예쁜 무지개도 마음껏 올려다 볼 수 있는 투명 우산을 쓰는 게 이제 훨씬 더 좋아요. “투명 우산아, 그 동안 미워해서 미안해. 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우산이야!”

-끝-


<엄마의 덧붙이는 말>
6살이 되면서부터 점점 자기 색이 뚜렷해져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유치원에 갈 옷을 고르는 것도, 신발을 고르는 것도 엄마인 제 취향을 이제는 강요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 만큼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게 또 엄마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2위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아무래도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비오는 날 투명 우산을 쓰도록 많이 장려해서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