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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jsw***@naver.com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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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의 낡은 가방

8월호 동화 응모 / 예지의 낡은 가방


예지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서 ´다녀왔습니다.´ 인사 뒤에 짝꿍처럼 ´가방 사주세요.´ 를 붙였습니다. 평소엔 그냥 했을 심부름도 하기 전부터 꼭 ´가방 사주세요.´ 하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처음엔 ´나중에 사줄게.´ 하고 호호 웃으시던 엄마도 꼬박꼬박 새 가방을 사달라고 조르는 예지 말에 점점 표정이 굳어져갔습니다.

˝예지 가방도 아직 쓸만 한데 꼭 새로 사야할까?˝

엄마가 타이르셨지만 예지는 하루빨리 새 가방을 갖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단짝친구 세미도 얼마 전 최고로 인기있는 캐릭터 가방으로 바꾸고 나니까 예지의 헌 가방은 더욱 초라해보이기만 했습니다.

˝가방만 새로 바꾸면 공부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시무룩한 예지를 위해 세미가 인심쓰듯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우리 서로 가방을 바꿔써볼까?˝

역시 단짝친구 밖에 없었습니다. 신이 난 예지는 입이 귀에 걸려서 세미의 새가방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등에 날개라도 단듯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그런데 집 앞에 멈춰선 예지는 집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아차, 지금은 집에 아무도 없지?´

예지의 가방 앞주머니에 늘 넣어두었던 열쇠가 새가방에 있을리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낯선 가방엔 아빠가 손수 적어주신 예지 이름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수호인형도 낡은 가방에 달려있으니, 예지는 마음이 더 허전해졌습니다. 멋진 새가방을 얻긴했지만 왠지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답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 간 예지는 얼른 세미부터 찾았습니다.

˝세미야, 내 가방 그만 돌려줘.˝
˝벌써...?˝

예지는 손때 묻은 가방을 오랜만에 꼬옥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예지 가방에 달린 수호인형도 방긋 미소지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