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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aoie***@naver.com 201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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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생 수연이

1
아침에 이모와 함께 나나언니가 집에 왔습니다.
나나언니는 내동생 수연이의 손을 꼭 잡고 다니며
예쁘다고 과자도 먹여주고
장난감도 선물해 줬습니다.
수연이도 나나언니가 좋은지
언니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닙니다.

2
“수연아, 나나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
“나나언니가 좋아.”
세연이는 나나언니가 가고 나서
벌써 다섯 번째 동생에게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3
“언니가 이 인형 줄게.
나나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
“나나언니가 좋아.”
“그럼 언니가 이 과자 줄게.
나나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
“나나언니가 좋~아.”
세연이는 화가 나서 인형이랑
과자를 던져버리고 집밖으로 나갑니다.

4
나가자마자 집안에서
‘쾅’하는 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곧이어
수연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까 수연이가 높은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아마도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 모양입니다.
깜짝 놀란 세연이가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치, 수연이는 나보다
나나언니가 더 좋다고 했지.’
갑자기 동생이 아까 한말이 떠올라
울든지 말든지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5
그래도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계속 들렸습니다.
세연이는 그 소리가 듣기 싫어 귀를 막고
집 앞 놀이터로 뛰기 시작합니다.
“나나언니가 나보다 좋댔으니까
도와줄 필요도 없어.”
세연이는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놀이터로 달려갑니다.

6
놀이터에는 벌써부터
친구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세연이와 제일 친한 친구 하은이는
동생과 함께 모래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연이도 하은이 옆에 다가가
모래를 만지작거립니다.

7
“너희들 지금 뭐 만드니?”
“집 만들어.
봐봐. 여기가 우리 방이고
이건 내 침대야.
그리고 저건 동생 침대고.”
하은이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큰 소리로 얘기합니다.

8
“근데 왜 동생 침대가
네 침대 보다 크니?”
“동생은 아기니까
자다가 굴러 떨어질 수도 있잖아.
그니까 크게 만들어야지”
그 말을 듣자 세연이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진
수연이가 생각났습니다.

9
아까는 화가 나서 그냥 와버렸는데
갑자기 괜찮은지 걱정이 됩니다.
“하은아, 나 집에 간다.”
“벌써? 지금 왔잖아.”
“수연이 데리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는
집 쪽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10
생각해보니 엄마도 이모 모셔다 주고 오신다고 나가셨으니까
집에는 수연이 혼자 있는 셈입니다.
‘많이 다쳤으면 어떡하지.’
가슴이 ‘꽁닥꽁닥’ 뛰기 시작하며
달리기가 더욱 빨라집니다.

11
‘앗!’
급하게 달리다 돌멩이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오른손이 조금 찢어져 피가 납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서
다시 ‘쌩~쌩’ 달립니다.

12
집 문 앞에 다가서자
아직도 수연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직도 울고 있는걸 보니
틀림없이 많이 다친 게 분명합니다.

13
“수연아! 수연아!”
세연이는 문을 열고 있는 힘껏 수연이를 부릅니다.
그러자 수연이가 울면서
달려 나옵니다.
“언니~ 난 언니가 제일 좋아.
어디 가지마.”
수연이는 언니가 사라져
겁이 났던 모양입니다.

14
“수연아 미안해.
언니가 잘못 했어”
세연이는 손으로 수연이 볼을 토닥거리며
울음을 달랩니다.
그러자 수연이 얼굴에 빨간 점이 여러 개 생깁니다.
아까 넘어져서 다친 상처에서
피가 나온 모양입니다.
순식간에 수연이 얼굴이 곰보가 됩니다.

15
그 모양을 보고 세연이는
깔깔거리며 웃습니다.
수연이도 언니가 웃자
뭣도 모르고 따라서
깔깔거리며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