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매거진

어디까지 참아야 하죠?

댓글 1 좋아요 1 임신과출산 0세이전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자리 잡은 걸 알아차린 순간부터 엄마는 모든 마음을 작은 생명에게 쏟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행동거지 모두 조심하게 되지요. 


아이가 엄마 뱃속에 자리 잡은 걸 알아차린 순간부터 엄마는 모든 마음을 작은 생명에게 쏟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행동거지모두 조심하게 되지요. 모든 일에 조심하다 보니 임신 때문에 생긴 불편함을 당연한 듯 참기도 합니다. 임신하면 불편한 점이 늘어나지만, 간혹 나타나는 일반적이지 않은 통증과 증상까지도 아이를 낳으면 괜찮아지려니 하면서 그저 참는 거죠. 산후병동에 근무하던 때의 일입니다. 산욕 초기부터 심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산모가 있었습니다. 임산부의 손목 통증은 출산 후 수유하면서 시작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분은 임신 중기부터 손목 통증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우리 몸은 출산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관절을 이완시킵니다. 분만 중에 태아가 골반 관절을 쉽게 통과하도록 몸을 변화시키는 과정이죠. 이 과정에서 골반이나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고, 간혹 과도하게 쓰던 관절이 아파옵니다.

미용사라는 직업 특성상 손가락과 손목을 많이 쓴 모양인데 그것이 손목 통증으로 나타난 겁니다. 손목이 아파도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고 그저 참기만 했답니다. 아이를 낳으면 통증도 없어진다는 주변 이야기만 굳게 믿으면서요. 검진을 해본 후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건초염은 초기에 손목을 쉬면서 간단한 치료만 해도 나을 수 있는데,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심한 통증 때문에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임신 초기인 3~4개월이 지나면 손목, 발목, 어깨, 목 통증에는 가벼운 물리치료, 마사지, 침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흔히 나타나는 허리 통증이나 골반 통증은 가벼운 찜질과 스포츠 테이핑, 운동 등으로 해결 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불편함 점이 생기면 우선 주변의 다른 임신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다른 임신부에게는 없는 불편함이라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면 됩니다. 물리적 통증뿐 아니라 입덧, 태아 역위에 안전하게 대처하는 침이나 뜸 치료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시판되는 입덧밴드 제품도 입덧을 진정시키는 혈자리를 자극하는 원리죠.

임신은 여자에서 엄마가 되는 행복하고 고귀한 일이지만,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 엄마는 더 힘들어집니다. 몸도 힘들지만,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마음까지 지치고 말죠. 육아 스트레스로 마음이 지치면 엄마는 아이를 돌보기 힘들어집니다. 아이 돌보기도 힘드니 엄마 자신을 돌보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이고요. 임신 기간에 뱃속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엄마가 될 자신도 돌보세요. 임신 기간에 엄마가 편안하게 준비하면 출산 후에도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해진다는 걸 잊지 마세요.

치과의사 동생의 한마디 보태기
임신 중에는 치과 치료에 어려움이 있기에 임신 전 치과 검진을 하고 필요한 치과 치료를 모두 마치는 게 바람직합니다. 임신 중 치료해야 한다면 임신 4~6개월이 적합한 시기입니다. 일반적인 치과 치료와 방사선 사진을 촬영할 수 있거든요. 임신 말기에 치료하는 경우도 있으나, 누운 자세에서 저혈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임신부에게 충치가 있으면 아이를낳은 후 뽀뽀 등으로 아기에게도 충치균이 전달될 가능성이 큽니다. 임산부의 잇몸질환이 영아 저체중 출산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입덧으로 양치질이 어렵다면 향이 없는 치약을 써보거나 칫솔모가 작은 칫솔로 바꿔보기를 권합니다.입덧으로 구토한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30분 정도 후에라도 칫솔질 해야 위산으로 인한 치아 부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쓴 한의사 언니 박정경은 치과의사 동생 박정진과 함께 ‘한의사, 치과의사 자매의 행복한 육아와 워킹’ 블로그를 운영한다. 실전 육아를 통해 의사 엄마가 경험한 의료 정보를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공유한다.


일러스트 최익견 | 담당 한미영 기자

2015년 8월호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