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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의 자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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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으로 하루가 다르게 몸이 무거워져 감당하기 힘든데, 남편과 아이 치다꺼리까지 하다 보면 하루쯤, 아니 단 한 시간이라도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이 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머물고 싶은 엄마들의 자유 시간을 엿봤다. 




“제발 수영장 좀 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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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만3세), 예주(생후 12개월) 엄마 강지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데 어린 첫째마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자꾸만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결국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고,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수영장에 가준 덕분에 자유 시간을 얻었죠. 좋아하는 노래를 듣다가 잠들었는데, 쪽잠이라도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사이 아이가 보고 싶어지는 제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그 잠은 보약 같았어요.

“고마워, 버스 환승제” _예림(생후 5개월) 엄마 민나진
계속 안아달라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가 손목이 너무 아파서 남편에게 아이를 맡겼어요. 분유 먹이는 것까지 남편에게 부탁하고 마트에 갔죠. 버스정류장에 섰는데, 마트로 바로 가는 버스가 아닌 다른 버스를 타고 싶더라고요. 세 정거장 거리에 있는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캐러멜 마키아토를 사서 마셨어요. 편하게 앉아서 달콤한 커피 맛을 제대로 즐겼죠. 20분 정도 앉아 있다가 마트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어요. 버스는 하차 후 30분만 넘기지 않으면 추가요금 없이 환승할 수 있잖아요.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가기까지 딱 1시간 걸렸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얼마나 알차고 즐겁게 보냈는지 몰라요. 버스 환승제 너무 좋아요!

“쓰레기 버리는 시간도 즐거워” _김유진 꿈틀에디터
아이들이 분유와 젖병은 입에 대지도 않으려고 해서 두 아이 모두 1년 넘게 모유 수유를 했어요. 한시도 아이들과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 기댈 언덕이라고는 남편뿐이었죠. 남편이 퇴근하면 아이를 맡기고 분리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갔어요. 아이가 없을 때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일인데 말이죠. 단 10분이라도 혼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기가 버리고 오겠다는 남편을 말려가면서요. 신용카드도 한 장 들고 나가서 편의점에서 음료수라도 하나 사먹었던 10~15분간의 짧은 자유시간이 큰 위로가 되었거든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운동을 하고 나면 적절히 쉬면서 피로를 풀어야 근육도 성장하듯 매일 육아에 시달리는 엄마의 마음과 뇌도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 혹은 그저 참고 견디면서 계속 운동을 하면 통증이 생기거나 부상을 당하는 것처럼, 폭풍 같은 육아의 현장에서 버티기만 하면 어느 순간 폭발해버리고 만다. 일상에서 벗어나 짧은 휴식을 취하는 건 정신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뇌과학자들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이른바 ‘멍 때리기’조차 뇌를 쉬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는 동안 뇌가 휴식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짧은 낮잠 자기, 산책하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온전히 엄마 자신만을 위한 휴식 시간을 가져보자.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만삭사진을 찍던 날, 소파에 드러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 등 엄마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림으로 그린 이민진 작가. 둘째를 임신한 지금은 차분히 앉아서 그림 그릴 시간이 많지 않지만, 잠깐씩 짬을 내어 그림을 그린다. 알록달록한 색연필을 보며 기분 좋은 생각만 할 수 있는 그 시간이 금쪽같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엄마가 되기까지’ 그림들을 모아 책으로 엮을 예정이며, 그의 그림으로 만든 그림카드와 그림액자 등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www.mnmjlee.com


한미영 기자 일러스트 이민진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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