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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왜 비교급 질문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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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 엄마는 내가 좋아, 텔레비전이 좋아? 엄마는 내가 좋아, 아빠가 좋아?… 끊임없는 비교급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 엄마는 혹시 아이에게 결핍이 있는 건 아닌지, 애착형성이 잘못된 건 아닌지 괜스레 심란해진다.



자신과 다른 대상을 비교하는 질문이 많은 아이
만3~4세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궁금증을 넘어서 얼마만큼 자신을 위하고 사랑하는지 궁금하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선망, 부러움, 질투 등의 감정을 분명하게 느끼기 시작한다. 부모가 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최고로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싹트면서 이와 같은 비교급 질문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부모에게 사랑받는지 불안하기 때문에 자꾸만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든다. 특히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상대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더 받는다고 느끼면,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비교급 질문을 한다. 즉, 정상적인 발달단계에 따라 비교급 질문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일부 결핍이 의심되는 경우 더 자주 비교급 질문을 한다. 특히 조금 전에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는데도 금세 다시 반복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경우 불안한 마음에서 기인한 강박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아이 기분을 충족시키는 최선의 답
당연히 엄마의 긍정적인 반응과 대답이다. “엄마는 서준이를 제일 사랑하지”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진다. 불안감을 가진 아이라면 불안한 마음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물건이나 활동과의 비교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아이를 가장 많이 사랑한다고 대답해야 한다. “엄마는 TV보다 네가 훨씬 더 좋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이야”라고 말해줄 것. 그러나 형제자매의 비교에서는 똑같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엄마는 너와 동생 둘 다 제일 사랑해”라는 말이 적절하다. 만약 큰아이가 서운해한다면 “하지만 엄마는 서준이를 더 먼저 만나서 먼저 사랑했어. 그러니까 채준이 조금 속상하겠다. 서준이가 엄마랑 함께 채준이 더 사랑해주자”고 말해주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을 제일 사랑한다는 말을 갈구한다면 귓속말로 “엄마는 너를 제일 사랑해”라고 해준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불안과 의심을 줄여나갈 수 있다. 아빠와의 비교에서도 아빠보다 아이를 더 사랑한다고 말해줘야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을 확신한다.




이런 태도, 옳지 않아~
놀리듯이 반응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다. “네 생각에는 엄마가 너를 더 좋아할 것 같아?” “너는 왜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니?” 식의 태도는 아이에게 당혹감이나 수치심을 심어줄 수 있다. 아이의 질문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기거나 아이 마음 상태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아이는 상처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조건을 내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네가 엄마 말 잘 듣고 할 일 제대로 다 하면 엄마는 너를 제일 사랑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언니를 더 사랑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이 자신에 대한 판단 후에 이루어지는 조건부 사랑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형제자매나 남매간에 경쟁을 부추기는 셈이므로 아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거나 아이의 질투심을 자극할 수 있다.




혹시 엄마한테 배운 건 아닐까?
엄마나 아빠가 무심코 비교급 질문을 자주 던지면 아이는 자연스레 이를 모방하며, 그리고 비교가 무척 중요하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된다. 가령 “서준이가 형진이보다 더 잘했어?”라고 질문을 아이에게 던질 때 아이는 ‘우리 엄마는 내가 남보다 더 뛰어나기를 바라는구나’라고 인식한다. “친구 A와 B 중에 누가 더 좋아?”라는 질문 역시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서열화 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아이는 모든 것을 부모로부터 배운다. 스스로 눈치채지 못한 작은 습관 하나가 아이에게 올바르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지만, 함께 배워가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점검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엄마의 사소한 비교가 아이의 자존감을 낮출 수 있다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이라기보다 주관적인 느낌이다. 성장하면서 발달 단계마다 경험하는 소소한 성공과 성취감이 아이에게 ‘난 할 수 있어’라는 삶의 자세를 갖게 하고,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실패하다 결국 성공하는 경험들이 아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각을 발달시킨다. 자존감은 이러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각과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의 복합체다. 자존감 형성에 핵심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가 바로 엄마 아빠로, 부모를 향한 애정과 관심,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 대한 충족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아이 자존감은 바르게 형성되기 힘들다. 엄마의 비교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를 남보다 못한 존재라고 인식하지 않도록, 사회성을 키워가는 데에 위축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는 네가 자랑스러워”
아이를 남과 비교하면 아이의 열등감이 높아진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너만 왜 이렇게 키가 작아” “너만 우리 식구들 중에 유일하게 눈이 작다” 는 등의 무의미한 말도 아이에게는 비교급으로 들려 상처받을 수 있다. 아이가 자랄수록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 사랑이다. 하지만 아무리 큰 사랑도 마음으로만 사랑하고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아이에게 “다 괜찮을 것이다. 잘못해도 실수해도 다음에는 잘할 것을 믿는다”는 믿음을 심어주려면 마주 보고 서로에게 몸을 기울여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아이컨텍’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를 사랑하고(I love you), 너를 그리워하며(I miss you), 너를 자랑스러워한다(I’m proud of you)는 것을 항상 이야기해주자. 그 안에서 아이의 자존감이 자라고 사회성이 자란다.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 일러스트 박새미 | 김승하(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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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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