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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잘 찾은 베이비시터, 열 친정엄마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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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전, 아이를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찾았다. 그런데 베이비시터에게 무엇을 물어보고, 어떤 서류를 받아놔야 할지 막막했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복직을 했고 한 달여 시간이 지났다. 베이비시터를 구할 당시 정확히 조율하지 않았던 것들이 문제가 생기면서 서로 오해하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믿고 의지하는 베이비시터를 찾은 선배 엄마로서 공유하고 싶은 체크리스트.




베이비시터와 적응하는 시간 갖기
베이비시터를 정했다면 1~2주일간 함께 생활하며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기간 동안 엄마는 매의 눈으로 베이비시터의 행동과 성향을 파악하고 조율할 부분은 이 시기에 명확하게 가이드를 준다. 베이비시터가 하는 일과 근무시간, 휴일, 급여는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아이와 혹은 엄마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고, 인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주저 말고 다른 베이비시터를 찾는 편이 낫다.



 ✓ Babysitter to do list  

 등·하원시키기 근무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워킹맘의 경우 대부분 아이의 어린이집 하원 픽업부터 베이비시터의 업무가 시작된다. 어린이집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 집 앞에서 아이를 받는다. 아이와 무사히 집에 도착했음을 엄마에게 알린다.

 간식 챙겨주기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후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간식을 챙겨준다. 그날그날 아이 컨디션이나 식사량이 다르기 때문에 간식을 챙겨주기 전에 어린이집 알림장을 꼭 확인한다.

 놀아주기 그림책 읽어주기, 음악 들려주기, 미술 놀이 등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해주는데, 미리 엄마와 상의해도 좋다.

 씻기기 어린이집에서 돌아왔을 때, 놀이터에서 놀다 들어왔을 때 손발을 닦아주는 것은 기본이며, 밥 먹은 후 양치질해주기, 대변을 봤을 때 엉덩이 닦아주기 등이 있다. 땀을 많이 흘렸거나 잠잘 때까지 돌봐줄 경우 목욕을 시킨다.

 이유식이나 밥 챙겨주기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엄마가 준비해놓은 밥이나 아이가 집에 오기 전 베이비시터가 준비한 음식을 챙겨준다. 아이가 먹은 음식과 양은 되도록 기록해 놓고 나중에 엄마에게 알려준다.

 빨래&설거지 베이비시터는 가사는 전혀 하지 않거나 아이와 관련된 가사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사는 아이가 집에 오기 전이나 낮잠 자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 산책시키기 의무는 아니지만 아이들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날씨가 좋고 아이가 나가고 싶어할 때는 집 근처를 산책하거나 놀이터에 데려가준다.

 병원 데려가기 아이를 돌보다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예방접종일에 엄마가 갈 수 없을 때, 아이가 아플 때 등 병원에 데려가는 것도 베이비시터의 일이다. 적응 기간 동안 아이가 다니는 소아과에 함께 가보는 것도 좋다.

 엄마에게 연락하기 아이를 돌보는 데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엄마에게 아이 상황이나 컨디션을 얘기해주면 좋다. 아이가 잘 놀고 있는 사진 한 장만 봐도 엄마는 안심하고 일에 몰두할 수 있고, 베이비시터에게 마음이 활짝 열린다.


 NO 

☑ 시간개념이 없는 사람
5분, 10분 늦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갑자기 시간변경을 요청하는 등 시간개념이 없는 사람은 곤란하다. 베이비시터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워킹맘이 특히 눈여겨볼 점이다.

☑ 위생관념이 없는 사람
면접 때나 적응 기간에 알 수 있다. 깔끔한 외모나 옷차림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돌보러 온 순간부터가 더 중요하다. 여벌 옷은 준비해 오는지, 아이를 돌볼 때 수시로 손을 씻는지, 아이 식기를 깨끗하게 씻는지, 아이를 잘 씻기는지 등을 살핀다. 나중에 지적하기 조심스러우므로 처음에 위생을 강조해두는 게 좋다.

☑ 요구사항이 많은 사람
아이를 돌보는 데 필요한 것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엄마 아빠가 기분이 상할 정도로 청소기며 세탁기 등 이런저런 살림살이나 환경적인 부분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일정 선을 넘지 않도 록 단호하게 얘기한다.

☑ 아이와 상호작용이 안 되는 사람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달라서 경력이 있는 베이비시터라도 아이와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때 아이 성격을 탓하거나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시간을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 아이 눈높이에서 상호작용 하지 못한다면 함께할 이유가 없다.


 YES 

☑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사람
아이가 침대에서 놀다가 떨어졌다, 아이가 과일을 먹다가 포크 조각을 삼킨 것 같다, 놀다 보니 아이 약 먹이는 시간을 못 지켰다 등 아이를 돌보다 일어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엄마에게 말해주고 수습 과정까지 이야기해주면 엄마는 더 신뢰할 수 있다.

☑ 아이 행동을 세심하게 기록해주는 사람
아이와 있는 동안 일어난 일이나 아이 반응, 아이가 새롭게 한 행동, 잘 먹는 음식 등을 엄마에게 전해주면 엄마는 베이비시터가 아이에게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느낄 수 있다. 메모든 사진이든 엄마가 보지 못한 아이 모습을 알려주면 엄마는 감동한다.

☑ 융통성 있는 사람
베이비시터의 아이돌봄 업무는 정해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해주면 엄마는 더없이 고맙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야근하는 날 일찍 목욕을 시켜준다든지,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어린이집 가방을 정리해주면 바쁜 엄마는 일손을 덜 수 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 이웃 엄마나 병원 사람들, 어린이집 선생님 등과 관계를 잘 맺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 엄마와 육아 방식이 맞는 사람
아이를 돌보는 베이비시터와 엄마가 성격이나 취향이 잘 맞으면 좋지만 무엇보다 육아 방식이 맞아야 한다.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대화 방식, 교육에 대한 생각, 훈육법 등이 엄마와 비슷하고, 엄마 의견을 존중해 그 방식을 따라주면 다른 부분이 좀 부족해도 감수할 수 있다.



● 재미로 듣는 ‘카더라’ 통신  

이런 베이비시터도 있다더라
“성향이 맞지 않아 삐걱거리다가 어느 날 폭발하고 말았어요. 그날로 그만 일하시라고 하자 월급을 당장 내놓지 않으면 안 나가겠다고 하더군요. 막무가내여서 월급을 드렸는데 한 달 뒤 찾아와서는 월급 내놓으라며 난리를 쳤죠. 계좌 이체해서 증거를 남겼어야 하는데 큰 실수였죠.”

“내 집처럼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시라고 했죠. 한 달 뒤 냉장고 정리를 하는데 냉동실에서 만두가 16팩이 나왔어요. 베이비시터가 가져다 놓은거였죠. 그뿐 아니라 냉동실이 빵과 떡들로 가득 차 있었어요.”

“신생아를 돌보러 오셨는데, 갈아입을 여벌 옷은 고사하고 스팽글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옷을 입고 오셨어요. 초보 엄마라 궁금한 게 많아 이것저것 질문했는데 ‘글쎄요’밖에 대답을 안 하네요.”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예민했는데 말 많은 베이비시터를 만났어요. 재미있고 유쾌한 얘기를 많이 하면 기분 좋았을 텐데 과거에 일했던 집 험담이 대부분이었어요. 쉬지 않고 그런 이야기를 듣자니 피곤하고 다음엔 내 얘기를 저렇게 하겠구나 싶어 인연을 끝냈습니다.”

“아이 돌보기와 가사를 병행해주셨는데 유독 청소에 집착하셨어요. 베이비시터가 끝나고 보니 걸레가 무려 12개나 됐죠. 깨끗한 건 좋은데 청소하느라 아이 돌보는 건 뒷전이더라고요.”


일러스트 정지연 | 박선영 기자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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