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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부모학교: 권위 있는 부모 되기 1] 왕관을 쓰려는 자, 본보기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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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곧 메시지다.” 간디가 한 말이다. 삶으로써 메시지를 전한다는 이 말은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도 적용된다. 한 번도 가르친 적이 없는데 아이는 부모와 같은 걸음걸이로 걷고, 같은 음식을 좋아하며, 부모의 습관적인 말투를 똑같이 내뱉는다. 부모가 하는 말보다 아이 눈에 비치는 부모의 삶이 더 중요한 메시지다. 아이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의 진심 어린 행동은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예의 바르게 행동해라’ ‘고운 말을 써라’라고 말하지 않아도 부모가 솔선수범하면 아이는 저절로 배운다. 아이가 부모를 따르고 닮고 싶어 한다는 건 권위 있는 부모가 되었다는 뜻이다.




✪ 권위란 무엇일까요? 
말 못 할 고민이 생기더라도 부모에게는 털어놓으면 좋겠고,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부모가 되기를 꿈꾼다. 그러려면 아이 스스로 부모를 따를 수 있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 아이가 안정적이고 일관된 양육 환경에서 자라는 힘은 부모의 권위에서 나온다. 

✓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윽박지르는 엄마 
민정(만 6세)·도훈(만 3세) 두 아이의 엄마 김나연 씨는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은 거의 들어준다. 비싼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라도, 탈 줄 모르는 두발 자전거를 타겠다고 생떼를 쓸 때도, 혼자라도 좋으니 ‘레고방’에 데려다달라고 할 때도 결국 아이들 뜻대로 하고 만다. 아이들 고집을 이기지 못해 들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이가 하고 싶다는데 말리면 무슨 소용인가 싶어 허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금 무리한 요구라도 아이가 하고 싶다는 대로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간혹 아이가 버스나 공공장소에서 뛰거나 식당 식탁에 올라갈 때는 따끔하게 주의를 주는데, 이때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어릴 때 무언가 하고 싶다고 말하면 인상부터 쓰고 억누르던 아버지처럼 강압적인 부모가 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다.

평소 아이 행동에 제한을 두지 않는 편이지만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도 있다. 외출 준비를 하느라 바쁜데 장난감을 가지고 꼼지락거릴 때, 숙제하라고 여러 번 말해도 못 들은 척할 때는 “엄마 말 안 들을래?”라고 고함치면서 등짝을 후린다. 강압적인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해놓고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부끄럽다. 



✓ 아이에게 관심이 많지만 권위적인 아빠 
상오(만 4세) 아빠 김정수 씨는 아이 일과에 관심이 많다.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부모처럼 자식을 키우지 않겠다는 다짐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아이에게 지나치게 관심이 많다 보니 부작용도 뒤따른다. “장난감을 다 가지고 놀았으면 정리해야지” “어서 밥 먹어라” “삼촌을 봤으면 인사해야지” “예쁜 말을 써라” 등 아이 행동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이래라 저래라 지시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며 권위를 세우려는 것인데, 아이가 따라오지 않아 고민이다. 


✓ 친구 같은 부모가 되려다가 친구가 되어버린 부모 
지은(만 5세) 아빠 고진우 씨는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거나 아빠를 때리면 사과부터 한다. “우리 혜진이가 화났구나. 아빠가 미안해”라고 말하고 한참을 달래야 겨우 아이 마음이 풀린다. 때로는 간식 쟁탈전을 벌이거나 리모컨을 가지고 싸우기도 한다. 아이와 스스럼없이 지내면 아이가 부모를 자신과 동급으로 생각하고 무시할 수 있다지만 친한 게 낫다고 생각한다. 엄격하고 무서운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친구 같은 부모를 경험한 적은 없지만 친구 같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한다. 



권위 있는 부모가 되는 길 
육아 전문가들은 권위를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런 방식의 교육이나 육아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모의 권위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권위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이는 부모도 있다. 강압적으로 부모의 뜻을 따르게 하는 게 권위라고 착각하고, 때로는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는 행동을 하고서도 아이가 부모를 존경하고 존중하기를 바란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에는 누가 씹다가 버린 껌을 주워 입에 넣는 아이의 예가 나온다. 아이가 입에 넣으려는 껌을 엄마가 빼앗아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할머니는 “어유, 우리 귀한 강아지를 누가 울렸어? 엄마 나빴다, 엄마 맴매!”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바람직한 반응이 아니다. “껌을 씹고 싶었구나. 우리 지민이가 껌을 좋아하는 거 할머니가 잘 알아. 그런데 엄마는 지민이가 더러운 껌을 입에 넣었다가 병이 날까 봐 걱정이 되어 못 먹게 한 거야. 누가 씹다가 땅에 버린 껌은 병균이 많아서 입에 넣으면 안 되거든” 하며 감정에 반응하되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주는 것이 권위 있는 양육자의 태도다. 아이는 부모가 체계적으로 규칙을 정해주고 따르도록 이끌어줄 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권위 있는 육아를 하려면 확실하게 경계선을 그을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하는 부모가 권위를 갖출 때 아이들은 부모를 강한 사람이라 느끼고, 부모와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권위를 내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권위가 있으면 권위적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요세프 크라우스(독일 교육정책가, 교육심리학자)

아이는 부모가 친근하고 다정하길 바라지만, 부모가 친구 자리를 메워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아이에게 친절과 유머 감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엄격함과 기준을 지키는 부모다운 부모가 되어야 한다. 또래에게서 볼 수 없고 배울 수 없는 가치와 인성을 보여주는 부모가 권위 있는 부모다. 물론 ‘오늘부터 권위 있는 부모가 될 거야’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권위가 생기는 게 아니다. 아이는 부모라는 롤모델을 통해 보고 듣고 배우므로 평소 아이에게 존중 어린 말투, 반듯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참고도서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창비), (지식채널), <프랑스 부모들은 권위적으로 양육한다>(맑은숲),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한국경제신문사) | 의상협조 갭키즈, 난다베베, 미미씨엘, 베베드피노, 빔보빔바, 슈하이, 스웨번, 우트, 일루, 젤리멜로, 허그베이비 | 모델 제레미 (만 3세), 홍아인(만 5세) | 패션 스타일링 유민희 | 헤어·메이크업 박성미 | 사진 송상섭, 어시스트 김은지 | 한미영·김경민·윤세은 기자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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