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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꼼수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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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약, 항균 효과를 내세운 세제, 순한 성분만 담았다는 보습제 등 아이를 걱정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엄마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제품들이 있다. 때로는 엄마의 마음을 파고드는 문구 속에 꼼수가 숨어 있어 물건을 고르기가 더욱 어렵다. 용품의 꼼수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엄마가 던져야 할 질문들을 모았다.




Q 아이가 쓸 물건은 다른 물건을 살 때보다 까다롭게 고른다?
예 92%
아니오 8%

Q 아이 물건을 고를 때 더욱 깐깐하게 따져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타 4%
아이에게는 좋은 것만 주고 싶어서 8%
어른 물건은 소재나 성분을 믿을 수 없어서 12%
아이는 어른보다 예민하기 때문에 20%
아이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해서 56%

Q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타 7%
광고 3%
SNS나 블로그 등 후기 17%
전문가 추천 21%
믿을 만한 지인의 추천 22%
나의 경험 30%

Q 아이 물건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
기타 4%
가격 9%
디자인 2%
성능 12%
믿을 만한 타인의 후기 5%
소재나 성분 68%

★ 아이들은 손에 잡히는 물건을 입에 물고 빨고 던지기 때문에 물건을 고를 때 더욱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2016년 12월 6~15일, 여성 포털사이트 이지데이 (www.ezday.co.kr)를 통해 219명에게 아이 물건을 고르기 어려운 이유를 물었다.



✎ 영양제의 꼼수, 영양제를 먹으면 잘 자란다?
아이가 기침을 해서, 평소보다 밥을 적게 먹어서 걱정이 드는 순간, ‘면역력 증진’ ‘성장 발육 증진’ ‘질병 예방’ 등을 내세운 영양제들이 엄마 마음에 노크를 한다. 먹기만 하면 키가 쑥쑥 자라고 튼튼해질 것처럼.


1 “아이가 밥을 잘 안 먹고 편식이 심한데, 어떤 영양분을 보충해야 하나요?”
영양제를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오래도록 갑론을박하고 있다. 영양 과잉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굳이 영양제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그럼에도 필수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아이에게 영양제를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먼저 던져봐야 할 질문이 있다. 아이가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는가? 엄마가 영양 균형을 생각해서 식사를 챙겨주고, 아이가 잘 먹는다면 굳이 영양제를 먹일 필요가 없다. 유행에 따르듯 다른 엄마들이 먹이는 영양제를 먹일 게 아니라 아이의 발달 상태나 증상,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따져보고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먹이는 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원인을 파악했는데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다면 음식으로 섭취하고, 음식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증상에 맞는 영양제를 고른다.


2 “의약품으로 인증받은 제품인가요?”
시중에는 아이에게 이로운 영양 성분이 가득 담긴 영양제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설탕덩어리인 ‘캔디류’가 허다하다. 이런 캔디류에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영양 성분이 거의 안 들어 있다. 영양제의 탈을 쓴 캔디류에 속지 않으려면 제품 유형이 ‘건강기능식품’ 또는 ‘일반의약품’인지 살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하는데, 식약처에서 기능성을 인정한 제품에만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마크나 표시를 할 수 있다. 일반의약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을 목적으로 하며 효능과 효과가 뚜렷하다. 건강기능식품은 마트나 온라인으로도 구할 수 있고,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만 살 수 있다. 윤수진 <엄마는 약선생> 저자는 “영양제는 의약품으로 허가된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의약품으로 허가된 제품은 원료 공급부터 유통까지 식약처 기준에 따라 관리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3 “어떤 원리로 입맛이 좋아지는 거죠?”
흔히 약국에서 파는 영양제는 모두 제약회사 만든 의약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국에서 파는 영양제 중에도 의약품이 아닌 것이 있다. 가령 제품의 유형이 ‘혼합음료’로 분류됐다고 해서 영양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의약품 수준의 효능과 효과를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의약품인 줄 알고 구입하려던 영양제가 혼합 음료임을 발견했다면 약사에게
어떤 원리로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되는지 물어본다. 소화가 잘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배가 고파지고, 배가 고프니 밥을 잘 먹게 된다면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 문구가 전혀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다.



✎ 유기농 화장품의 꼼수, 기준 없는 유기농
화학 성분에 대한 공포와 화장품 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화장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기농 화장품이라고 해서 유기농 성분, 천연 성분만으로 만드는 건 아니다. 유기농 원료 배합률과 원산지도 따져봐야 한다.


1 “유기농 원료가 몇 %나 들어있죠? 원산지가 어디인가요?”
민감하고 여린 아이 피부에는 안전한 ‘유기농’ 화장품을 쓰라거나 ‘유기농’이니 믿고 써도 된다는 식의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유기농 화장품’이라고 해서 덮어놓고 믿어서는 안된다. 국내에는 지금껏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제조 관리 기준이 없었다. 식약처는 지난해 9월에야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 제도를 골자로 하는 ‘화장품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지난 1월 13일 ‘2017년 의약외품·화장품 제조·유통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유기농화장품은 대부분 미국 USDA, 독일 BDIH, 호주 ACO 화장품 등 유기농 원료나 제품을 평가 인증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인증받은 원료를 첨가하고 인증마크를 붙여 판매한다. 현재 유기농 화장품은 전체 구성 성분 중 95% 이상이 동식물
원료이고, 전체 성분 중 10% 이상이 유기농 원료로 구성하면 된다. 제조 관리 기준이 허술한 틈을 타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 유기농 원료의 원산지, 재료 선택 과정, 원료 가공 과정, 유기농 원료의 함량 등은 표기 의무가 없기 때문에 잘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거리낌 없이 밝히는 제품이야말로 믿고 살 만하다.


2 “식약처에서 사용 허가를 받은 방부제가 들어갔나요?”
화장품은 수분 함량이 많기 때문에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방부제를 쓴다. 화장품이 미생물에 오염되면 제품이 변질될 뿐 아니라 사용할 경우 감염증의 위험까지 따른다. 제품 유통 과정에서 안전성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써야 하기에 식약처에서는 화장품에 사용 가능한 방부제 종류와 배합 한도를 정해놓고 관리 감독하고 있다.
★ 피해야 할 방부제 성분들 부틸파라벤, 에틸파라벤, 이소부틸파라벤, 메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아이소프로필파라벤, 아이소부틸파라벤, 페닐파라벤, 벤질파라벤, 펜틸파라벤, 클로로아세타마이드


3 “어떻게 화학 성분을 전혀 넣지 않고 화장품을 만들 수 있죠?”
방부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천연 성분으로만 이루어진 제품을 선택한다면 제품이 상하는 걸 막을 수 없다. 천연 화장품은 화학 원료로 만든 제품보다 미생물 오염과 번식이 더 잘되기 때문이다. 천연·유기농 화장품에 방부제가 아예 들어가지 않는다면 사용 기한이 무척 짧고 변질되기 쉬워서 유통 과정도 상당히 까다로워진다. 방부제 없이도 미생물 번식을 막을 수 있는 화장품 제조 기술을 적용하면 좋겠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방법이 없다. 화장품 전성분표에 방부제 표기가 없다면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천연 추출물 성분에 이미 방부제가 포함되어 있거나 방부제를 넣었음에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것. 성분표에 방부제 성분이 보이지 않으면 방부제 없이 어떻게 사용기한을 늘렸는지 문의해봐야 한다.
★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성분들 프로폴리스, 그레이프 시드 오일, 녹차 추출물, 실크 추출물, 자몽씨 추출물 등


4 “향료가 전혀 안 들어갔나요?”
아이 화장품 중에는 ‘무향’을 강조한 제품들이 있다. ‘무향’이라고 적혀 있어 화학물질인 향료를 넣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역시 꼼수다. 원료 특유의 향이 거북할 때는 특유의 향을 없애기 위해 향료를 쓰기도 한다. 다만, 향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향 알레르기가 있다면 무향 제품이 아니라 향료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고른다.


✓ 화장품 표시 제대로 읽기
화장품은 전성분 표시제를 시행해 제조 과정에 사용한 모든 성분을 함량 순서대로 표기하고 있다. 함량이 많은 순서로 기재하고, 그다음 1% 이하로 사용한 성분은 순서와 상관없이 적는다. 성분 목록 중 방부제 근처에 표기된 성분은 아주 조금 들어 있다는 뜻이다. 성분명을 보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없거나 읽기조차 어려운 성분이 많이 적혀 있다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같은 성분인데 명칭을 다르게 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화장품 성분사전 사이트(www.kcia.or.kr) 등에 접속해서 사용 허가를 받은 성분인지 확인한다.



✎ 세정제의 꼼수, 공포가 낳은 또 다른 공포
언제부터인가 항균·살균 기능을 강조한 스프레이, 물티슈, 세정제 등이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항균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사람을 위협한다. 안 쓰자니 찜찜하고, 그냥 쓰자니 불안하다.


1 “일반 비누보다 더 나은 점이 뭐죠?”
해마다 감염병이 유행하면 손을 깨끗이 씻자는 캠페인이 펼쳐진다. 실제로 손만 깨끗이 씻으면 감염병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깨끗한 물로 씻어내면 세균이나 곰팡이는 상당히 제거되고, 거품이 나는 비누나 세정제를 쓰면 더욱 효과적으로 씻어낼 수 있다. 미국은 살균 제거력을 강조한 일명 ‘항균비누’를 시장에서 퇴출했다. 효능이 일반 비누와 다르지 않은 데다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치는 화학 성분인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반 성분을 함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여전히 ‘항균’ ‘살균 제거력’을 강조한 비누나 세정제를 판매하고 있다.


2 “네 살 아이가 쓸 건데, 불소 함량이 얼마나 되죠?”
치약에는 치아 표면을 닦아내는 연마제, 치약이 굳는 걸 막는 습윤제, 거품을 만드는 계면활성제, 치약 내 미생물 성장을 막는 방부제 등이 들어간다. 상쾌한 맛이 나도록 하거나 단맛을 더하는 것은 기호에 맞추기 위한 것이지 치약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아이가 쓸 치약은 방부제가 적게 들어간 것, 인공 색소나 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것 위주로 고르되 반드시 유아용 치약을 쓸 필요는 없다. 다만 치약 성분 중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성분이 있는데, 바로 불소다. 논란은 있지만 불소가 충치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불소 치약을 쓰는 게 좋다는 견해가 더 많다. 성인용 치약은 대부분 불소가 함유되어 있다. 어린아이는 나이에 따라 불소 함량을 확인해봐야 한다. 치약을 삼킬 것이 염려되면 무불소 치약을 준다. 아이가
자라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면 저불소 치약을 쌀알만큼 주고, 치약을 뱉어낼 줄 알면 콩알만큼 준다. 이때 치약의 적정 불소 농도 600ppm 이하다.


3 “착향제와 색소가 들어갔나요?”
뚜껑만 열어도 달콤한 향이 나는 샴푸가 있다. 어떤 제품은 알록달록 과일색을 가졌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의 저자들은 색조 화장품이 아닌 이상 향료와 색소는 아예 필요 없는 성분이라고 지적한다. 기초 화장품 제품의 전성분 표시에서 향료, 청색 O호, 적색 O호 같은 색소가 표기되어 있다면 아예 구매 품목에서 빼라고 강력하게 주장할 정도다.


4 “거품이 적게 나는 치약은 없나요?”
치약은 하루에 세 번 이상 쓰는 생필품인데도 무심히 선택하곤 한다. 명절 선물세트에 끼워 들어온 것을 쓰거나 마트에서 ‘1+1 행사’를 하는 것을 고르기도 한다. 칫솔질을 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 것 혹은 향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 등 그저 기호에 맞게 선택했다. 치약 리콜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치약에 들어간 화학 성분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치약은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걸 막아 입속 세균에 의한 염증 질환과 충치 등을 예방하는 칫솔질의 보조도구다. 치아와 잇몸의 경계, 치아와 치아 사이를 깨끗이 닦아내는 칫솔질만 잘해도 충치를 막을 수 있지만 치약을 쓰면 거품이 잘 나서 한결 수월하다. 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간 치약은 거품이 잘 나기 때문에 칫솔질을 꼼꼼히 하지 않아도 치아가 잘 닦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계면활성제를 많이 쓰면 입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입속 건강은 치약의 종류보다 칫솔질을 얼마나 제대로 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므로 거품이 덜 나는 치약으로 꼼꼼하게 치아를 닦는 게 더 효율적이다.


참고도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거름), <엄마는 약선생>(한빛라이프) 도움말 유성훈(스마일어게인치과 원장, 블로그 ‘치과의사 쌍둥이 아빠의 아이(齒)야기’) | 사진 송상섭 | 한미영 기자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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