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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묻고 또 묻는 호기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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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두 돌 무렵, “이게 뭐야?”라고 묻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그만 입을 오물거리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모습에, 정성을 담아 답을 했다. 하지만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똑같은 것을 가리키며 “이게 뭐야?”라고 수없이 물어대는 데 지쳐 그만 “아까 대답했잖아. 그만 좀 물어봐”라고 짜증을 부리고 말았다. 도대체 아이들은 한번 물어본 걸 왜 또 묻고, 묻는 걸까?




✎ 묻고 또 묻는 이유

만 2~3세
이 시기 아이들은 “이게 뭐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조금 전에 물어본 것을 또 묻고, 반복해서 묻는다. 지적 호기심 때문이다. 아이들은 시야가 넓어지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 모든 것에 궁금증이 피어오른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 아이가 반복해서 묻는 것은 인지 발달 과정에서 지적 욕구를 충족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나타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다.

만 4~6세
이때 아이들은 점차 “이게 뭐야”에서 “왜”라는, 한 단계 진전된 질문을 한다. 뇌의 발달상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상상력의 발달이 이루어지고,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결과를 예견하는 능력이 나타나는 시기다. 사고가 확장되면서 주변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즐긴다. 질문과 호기심은 많지만 정확한 대답보다 스스로 말하는 것을 즐긴다.

만 3세
진정한 ‘왜’가 시작되는 시기로 어떤 현상의 이유나 원인, 행동의 이유를 비롯해 자연현상 등에 대한 질문이 많아진다. 아직 아이의 인지 발달과 상식,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 질문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

아이의 언어와 인지 발달 수준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2세 무렵 아이들은 주변 사물이나 일상생활과 연관된 질문을 많이 한다. 이때에는 사물의 명칭이나 현상을 간단하고 사실적으로 대답한다. 아이가 지나가는 차를 보고 “저게 뭐야?”라고 묻는다면, 처음엔 “차”나 “빵빵이야”라고 아이가 쉽게 모방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답한다. 아이가 단어를 연결하기 시작했다면 “트럭이야” “택시야” “빨간 차야”라고 대답한다.

질문의 의도를 살핀다
아이들은 궁금해서 묻기도 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이해하지 못해 반복적으로 묻거나 자신이 요구하는 답을 얻지 못했을 경우 묻기도 한다. 아이가 질문할 때 분위기를 잘 살펴보고 왜 질문하는지에 따라 적절하게 반응한다.

확장적 대답을 한다
아이가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고 해서 엄마도 같은 대답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차를 보고 “저게 뭐야?”라고 물을 때 처음에는 “차야”라고 대답했다면 그다음에는 “파란 차야” “빨리 달리는 차야”라는 식으로 대답해준다. 확장적 대답은 아이의 사고를 키우고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단순히 “차야”라고 하면 머릿속에 자동차만 떠오르지만 “파란 차야”라고 하면 색깔이 입혀진 차를 생각하게 되고, “짐을 싣는 차야”라고 하면 많은 짐을 싣고 있는 차를 떠올리는 것. 사물 인식 능력이 좋아지며 인지 개념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아이 물음에 정성껏 답해야 하는 이유
첫째, 부모가 아이의 질문을 귀찮게 여기거나 무시하지 않고 잘 대답해주면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자연히 조금 더 세상을 자세히 관찰하는 지적 탐구심을 키울 수 있다. 둘째, 엄마가 자신의 말에 따뜻한 반응을 보일 경우, 아이는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자신감을 얻는다. 이 자신감은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셋째, 아이들은 끊임없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인지와 언어를 발달시키고 창의력을 키운다. 질문이 많다는 것은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고, 호기심이 많을수록 높은 지능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물론 내성적인 아이들은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피거나 책 등을 통해 알아내기도 한다. 넷째, 아이들이 수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이유는 정확한 대답을 듣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묻고 대답을 듣는 과정에서 끈끈한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 이때 아이 질문을 무시하면 아이는 부모에게 거부당했다고 느끼고 상처를 받는다.


✓ 아이가 ‘왜’라고 질문할 때
1 최선을 다해 답해준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답한다.
2 집중한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열쇠는 집중과 공감으로, 아이가 질문을 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준다.
3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가 5세 이상이면 가끔씩 바로 답을 알려주기보다 “왜 그럴까?”라는 식으로 다시 질문한 뒤, 보충해서 설명해주거나 직접 찾아보는 법을 알려준다.


✓ 어려운 질문에 대한 부모의 현답
1 아이가 네댓 살이면 가끔씩 엄마도 잘 모르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몰라”라고 끝내는 대신 함께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본다.
2 “엄마가 생각해보고 저녁 먹고 대답해줄게”라거나 “아빠가 오시면 함께 물어볼까”라며 언제 답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잊지 말고 알려주기로 약속한 시간까지 알려준다.
3 엄마도 잘 모르거나 아이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는 과학적인 대답보다 동화적인 대답이 좋다. 가령 세 살짜리 아이가 “해는 밤이 되면 어디로 가?”라고 묻거나 “달이 왜 자꾸 따라와?”라고 질문할 때 지구의 자전을 설명해주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아이가 과학적인 지식을 이해할 수 없는 시기에는 “해가 잠자러 가는 거야. 하루 종일 세상을 밝혀줘서 피곤하거든” “우리 민지가 좋아서 따라오는 거야” 식으로 동화적인 상상력을 곁들여 설명한다.


✓ 이것만은 절대 금지!
“그만 물어봐, 왜 자꾸 물어봐” 아이 질문을 귀찮아하고 외면하면 아이는 자신이 질문한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게 된다. 입으로만 말하고 얼굴은 무심한 표정 의사소통은 꼭 말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설명해줄 때 입만 움직이면 아이는 공감하지 못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답에 따라 적절한 얼굴 표정과 손짓, 몸짓을 곁들인다. 길고 어려운 설명 간혹 아이에게 정확한 답을 알려주겠다는 이유로 아이의 인지 발달상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길게 설명하는 엄마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확실한 답이라도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아이의 언어 수준과 연령을 고려해 간결하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도움말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 원장), 박선주(원주혜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 | 일러스트 정하연 | 이경선(자유기고가)

201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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