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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앞치마를 입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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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앤어거스트의 배색 리넨 앞치마

설거지 한번 하면 옷을 갈아입어야 하고, 사방에 튄 물을 닦으려면 행주 서너 개는 너끈히 갈아치운다. 자취생활을 시작한 그때부터였다. 손끝이 야무지지 못한 에디터가 앞치마를 두르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스파게티를 만들 때면 소스가 튀어서, 돈가스를 튀길 때면 기름이 튀어서 부엌일을 시작할 때면 으레 앞치마를 둘렀다. 그런데 예쁜 건 알아서 앞치마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고, 블루진을 고르듯 신중하게 살피며 핏이 예쁜 앞치마를 만나면 세상 즐거움을 느낀다. 영화 <줄리 앤 줄리아> 속 에이미 애덤스만큼 사랑스럽진 않더라도, <우리도 사랑일까> 속 미셸 윌리엄스처럼 섹시하진 않더라도, 지금은 비록 생후 20개월 아들의 까꿍놀이용으로 더 많이 쓰일지라도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 예뻤으면, 그래서 하루 한순간이라도 즐거웠으면 싶다. “나에게 앞치마는 옷을 보호해주는 위생적인 도구이기도 하지만 내 정체성을 말해주는 역할이 제일 커요. 집에서 앞치마를 두르면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나, 작업실에서는 전문가로서 마음을 다잡는 과정이기도 하죠. 앞치마는 되도록 깨끗하게 세탁한 것을 두르려고 해요. 기분이 좋기도 하고, 준비된 마음의 표현이기도 해요.” 11년 차 푸드스타일리스트 메이에게 앞치마는 이런 의미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고, 누군가에게는 마음가짐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주방용품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이해인 시인의 유명한 시 <앞치마를 입으세요> 중 한 구절을 소개한다.

“삶이 지루하거든 앞치마를 입으세요.”


소품협찬 마치앤어거스트 사진 이지아 박선영 기자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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