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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9대 대선 육아정책 공약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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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대한민국 대표 육아잡지 <베스트베이비>와 <맘&앙팡>은 19대 대선 주자들의 육아정책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평범한 엄마와 아빠 10명이 한 자리에 모여 대선 후보들의 육아 정책을 점검하고 그 실효성을 따져봤다.




<간단회 참석자 명단(가나다순)>

김동환(기자, 자녀 생후33개월, 만6세) ,김무영(작가, 자녀 초1, 초3), 김정순(육아휴직중, 자녀 생후15개월, 만4세), 나정희(워킹맘, 자녀 만6세, 초2) , 오가연(전업주부, 자녀 만3세), 이보람(육아휴직중, 자녀 생후13개월, 초1), 이정애 (육아휴직중, 자녀 생후 24개월, 만4세), 정은(전업주부, 자녀 생후 15개월, 만4세), 최수진(워킹맘, 자녀 생후15개월), 최은섭 (회사원, 자녀 만4세, 초2)

1. 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대선주자

 보육 관련 주요 공약

문재인

 - 0~5세 월 10만원 아동수당 도입

 - 국공립 보육시설 40%까지 확충

 - 최저 24개월 임금 삭감 없이 오전 10시~ 오후 4시 유연근무제 실시

안철수

 - 0~11세 월 10만원 아동수당 도입

 - 국공립어린이집 신축, 전국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6000개 학급 추가 설치

 - 전체 근로자 200명 이상 기업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심상정

 -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홍준표

 - 누리과정 5단계 차등 지원

 - 다둥이 출산지원금 확대

유승민

 - 0~23개월 영아 대상 양육수당 40만원, 24~35개월 영아 20만원으로 양육비 인상

 - 초등학생~고등학생까지 월 10만원 아동수당

 - 국공립 어린이집 대폭 확대

 

이번 대선주자들의 육아정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동 수당 도입 부분이다. 문재인 후보는 0~5세까지 월 10만원, 안철수 후보는 0~만 11세까지 월 10만원(소득하위기준 80%대상), 유승민 후보는 0~23개월까지는 40만원을 24~35개월까지는 2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홍준표 후보는 누리과정을 5단계에 따라 차등지원을 하는 대신 둘째 출산 시 천 만원을 지원한다는 통 큰 공약을 내걸었다.



"둘째를 임신한 상태에서 입덧도 심하고 너무 힘들어서 첫째 아이 유치원 추첨에 참가하지 못해서 결국 유치원 입학은 포기하고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다보육시설에 아이를 보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고 정은씨는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선심 쓰기용”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보다는 얼마 전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과 관련해 제도적인 장치의 마련을 주문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7살과 9살의 두 딸을 키우며 자영업에 종사중인 나정희씨. 일하는 엄마이지만 ‘워킹맘’으로 분류되지 못해 아이를 유치원 종일반이나초등학교 돌봄 교실에  보낼 수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종일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어린 아이를 불가피하게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다. 이보람씨는 “종일제와 반일제로 나눈다는 자체가 워킹맘과 전업맘을 대립시키는 정책” 이라며 “종일제와 반일제를 나누는 합당한 기준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보육시설의 확충과 같은 물리적인 것도 좋지만 육아정책에 철학이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김무영 씨의 발언도 관심을 끌었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어느 누군가의 엄마일 텐데 그들도 빨리 퇴근해서 자녀를 돌봐야 하는 상황일 것보육정책이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보육 교사의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고 김동환 씨는 주장했다.

또한, 보육시설 인프라가 확충되었으면 좋겠다는 게 참석자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특히 늦게 퇴근하는 부모들이 보육시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봇물을 이뤘다. 반면 무턱대고 시설을 확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나왔다. 인원 확충을 위해 교사 진입의 문턱을 낮출 경우 검증 안 된 이들이 아이를 맡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부모들은 선심쓰기용 공약을 남발하는 것보단 기존의 보육정책이라도 제대로 시행하고 관리 감독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2. 아빠 육아현실성 있는 정책 개발이 시급

 

대선주자

 아빠 육아 관련 주요 공약

문재인

 - 육아휴직 급여 인상(현 40%에서 80%으로 인상)

 - 휴직 급여 상한액 200만원으로 인상

 - 자동 육아휴직제도 확대 시행

안철수

 - 육아휴직 급여 인상(현 40%에서 100%으로 인상)  

 - 휴직 급여 상한액 200만원으로 인상

 - 배우자 출산 휴가 보장(현행3일~30일로 확대)

심상정

  - 육아휴직 급여 인상(현행 40%에서 60%)

 - 휴직 급여 상한액 150만원으로 인상

 - 출산 휴가 의무제 (배우자 출산 유급휴가 현행3일에서 30일로 확대)

 - 자동 육아휴직 제도(출산휴가 3개월 이후 별도 신청없이 1년간 육아휴직)

  - 육아휴직 기간 확대(현 12개월에서 16개월로 확대)

홍준표

  - 육아휴직 급여 인상 (현 40%에서 80%으로 인상)

유승민

  - 육아휴직 급여 인상 (현 40%에서 60%으로 인상)

 - 육아휴직 급여 상한액 200만원으로 인상

 

 


"남편도 육아휴직이 가능하면 좋을 것 같은데회사에 분위기가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다"고 김정순씨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들이 육아휴직 급여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육아휴직 대상범위도 늘렸을 뿐더러 ‘아빠 육아’를 위한 배우자 출산휴가 보장 제도도 약속했다. 과연, 이러한 공약들은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만 6세와 2세 자녀를 둔 30대 아빠 김동환씨는 “출산휴가를 못 쓰면 아내에게 미안해하는 게 당연한 건데 사회, 회사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며 “오죽하면 아이들이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오전에 태어나 주는 게 아빠들한테는 제일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최은섭씨는 "실제로 아빠가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으며누구라도 육아휴직 이후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걱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빠육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육아휴직 보상제와 징벌제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육아휴직 사용이 급여나 인사고과에 플러스로 작용을 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모든 아빠들이 자신 있게 휴가계획서를 제출하게 될 거라는 이보람씨의 의견이 있었고 김동환씨는 징벌제로 가는 게 훨씬 현실성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신호위반 벌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누가 신호위반을 하겠느냐”며“ 보상제보다는 회사의 처벌을 강화해서 육아휴직이 당연한 분위기를 형성시키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 휴직서를 낼까 말까 고민하며 상사의 눈치를 살피다 결국은 포기하고 마는 아빠들의 현실이 담긴 토론이었다. 결국 토론자들은 육아휴직 제도는 노동 제도와 맞물려 함께 가지 않는 이상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생후 15개월 딸을 키우는 최수진씨는 "현재 있는 좋은 정책이라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유연근무제나 아빠 육아휴직 제도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현행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3. 일하는 엄마의 고충을 반영한 정책이 간절하다

대선주자

 워킹맘 관련 주요 공약

문재인

 - 유연근무제 실시

 - 방과후 교실 ‘돌봄학교’로 전면 확대

안철수

 - 시간 연장 보육 활성화 및 돌봄 교실 확대

 - 최소 연속 휴식시간제 도입

심상정

 - 유연근무제 실시

 - 가족친화인증기업 가산점 부여

홍준표

 - 육아휴직 시기 대상 범휘 12세까지 연장

유승민

 - 돌봄교실 활성화

 - 육아휴직 3년법 시행 및 시행시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연장

 - 최소 휴식시간 보장

 - 돌발노동 금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늦게까지 맡겨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보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이보람씨는 강조했다.

대선후보들은 워킹맘도 마음 놓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약들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유연근무제를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대폭 낮췄다. 홍준표 후보는 임신기 육아휴직제를 들고 나왔고, 유승민 후보는 돌봄교실 활성화와 퇴근 후 SNS를 통한 업무지시 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이런 정책들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좋은 정책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임을 지적했다. 공무원인 이정애씨는 유연근무제라는 좋은 정책이 이미 있어도 많은 워킹맘들이 주변의 시선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을 만드는 직장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은 참석자들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시간제보육이나 돌봄 교실 등 기존의 좋은 제도를 보완하고 정비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대세였다.


4. 국민의 공포에 귀 기울여주는 정책을 원한다

대선주자

 환경 관련 주요 공약

문재인

 - 미세먼지 대책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

 - 석탄화력발전 관리

 - 친환경차 보급 확대

 - 교육기관 공기질 향상 위한 비상조치 즉각 실시

안철수

 - 환경외교 강화

 - 미세먼지 국가 대응 매뉴얼 마련

 - 석탄발전 쿼터제 시행

 - 지능형 미세먼지 에보

 - 취약계층의 다중 이용 시설의 미세먼지 측정기 의무 설치

심상정

 - 사업장 관리 규제 강화

 - 경유차 제한

홍준표

 

유승민

 

 

 


두 아이를 키우는 나정희씨는 "미세먼지에 대한 거창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당장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마스크 가격부터 지원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주목 받는 분야가 있다바로 미세먼지 등 환경 관련 공약이다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중국과의 외교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나타냈고 심상정 후보는 사업장 관리규제 강화와 경유차 제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참석자들은 현 정부는 국민이 미세먼지에 대해 느끼는 공포심에 비해 정보가 불투명하고 정책 또한 미흡하다고 입을 모았다나정희 씨는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을 위한 유아 전용 마스크의 가격을 대폭 낮춰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일회용 황사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매일 새 것으로 사주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보람 씨는 보육시설과 학교 등에 공기청정기 설치가 의무화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놓았고김무영씨는 환경정책이 아이들을 고려한 눈높이에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주거환경의 문제로 시야를 넓혀 정책 개발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5.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교육 정책

 

대선주자

 보육 관련 주요 공약

문재인

 - 대학입시를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수능전형 세가지로 단순화
 - 
수시 비중 축소

안철수

 - 학제 개편: 초등 5년, 중등 5년, 진로탐색 또는 직업학교 2년, 만3세부터 육아교육,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심상정

 - 고등교육을 직업준비 과정으로 개편

 - 학력 간 학벌 간 차별금지법 제정

 - 고교 졸업 이후 중견, 중소기업에 취업할 경우 월 30만원씩 3년간 고졸 취업장려금 지급

홍준표

 - 서민자녀 4단계 교육지원 사업 확대(서민자녀에게 교육복지 카드 지급, 대입 성적 우수자 입학등록금 지원, 양질 일차리 취업 알선 등)  

유승민

 - 대학입시를 학교생활기록부, 면접, 수능으로 단순화

 - 수능은 최소한의 자격시험으로 전환


"혁신학교처럼 이미 시행되고 있는 교육 정책들이 더 발전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정애씨는 현행 정책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길 희망했다.


19대 대선 후보들의 교육 정책 공약은 참석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주요 공약들이 ‘대학입시’를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 정책대로라면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며 참석자들은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교육 문제 때문에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참석자의 수도 의외로 많았다. 교육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그나마 직업학교 확충에 대한 정책은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있었다. 나정희씨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적성을 찾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확립되고 자녀가 원한다면 ‘직업학교’에 진학시킬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가연씨는 "6세 아이들이 제2외국어까지 배우는 현실에 적응할 수 없어 좀 더 자유로운 교육 환경이 제공되는 외국으로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김무영 씨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주거 환경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실현가능성 있는 공약을!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의견은 대부분 비슷했다. 당장의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을 내건 것에 우려를 나타냈고, 새로운 정책으로 또 다시 혼란을 가져오는 것보단 기존의 정책들을 보완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정말로 출산을 장려하는 길이 무엇인지,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부모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생히 느낄 수 있던 값진 시간이었다.


기획 한미영, 심효진 기자 | 취재 류승연(프리랜서) | 사진 이지아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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