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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리 집에는 초록색 친구들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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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식물을 들여놓으면 일상생활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고, 공기 정화는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두루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아이에게 식물 기르는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제 방에 사는 수빈이를 소개해줄게요.” 처음 만난 에디터 손을 이끌고 자기 방으로 간 지원이는 커다란 뱅갈고무나무 화분을 가리켰다. 어릴 때부터 식물과 함께 자란 지원이는 방안에 있는 식물들에게 이름을 하나씩 붙여주었다. 커다란 뱅갈고무나무는 지원이가 좋아하는 친척 동생 ‘수빈’이의 이름을 붙였다. 방안에 있는 작은 화분 두 개는 ‘바이킹’ ‘변신로봇’ 수달’ 등 지원이의 관심사에 따라 날마다 이름이 바뀐다. 지원이에게 식물은 단순히 초록색 화분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매일 성장하는 친구이자 가족이다.



✎ 식물, 아이 일상에 스며들다
지원이네 가족은 떡갈나무 잎이 얼마나 파래졌는지, 목마른 화분이 없는지 살펴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식물은 아이 일상에 푸르게 스며들어 긴밀한 애착관계를 이룬다. “장기간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지원이가 ‘식물들은 잘 있을까?’ 걱정하더라고요.” 최근 지원이네 집에는 블루베리 나무가 생겼다. 엄마 이재희 씨가 아이가 좋아하는 블루베리가 어떻게 열리는지 보여주고 싶어 큰맘 먹고 들여놓은 것. 과실이 열리는 나무는 통풍이 중요해 아파트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초록색 열매가 하루빨리 파란색으로 변하길 바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블루베리 나무를 살펴보는 지원이 모습을 보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다. 아이의 안전 때문에 식물 키우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서너 살만 되어도 엄마 말을 알아듣기 때문에 화분을 넘어뜨리거나 잎사귀를 뜯지 않는다. “엄마가 식물을 정성스럽게 대하고 가꾸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곧잘 따라 해요. 식물은 물건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이라고 자연스럽게 깨닫죠. 자그마한 새싹에 물을 주고 정성껏 가꿔 꽃을 피워본 아이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따로 알려줄 필요가 없어요.”


✎ 아파트에서 식물 키우기
엄마 이재희씨는 플라워숍 ‘딜라이트’(www.delightflowers.co.kr)를 운영하는 11년 차 플로리스트다. 식물을 가꾸는 일이 직업이자 생활이지만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건 또 다르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나라 아파트는 통풍이 잘 안 돼 식물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다. 집집마다 일조량, 통풍, 습도 등 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꽃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물 주세요”라는 말은 참고만 하는 게 좋다. 아이스크림 막대를 화분에 꽂고 촉촉한 흙이 묻어나면 기다렸다 흙이 마르면 물을 준다. 흙을 만져보고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게 키포인트. “평소에는 화분을 목마르게 키우는 편이에요. 강하게 키우면 강하게 자란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한여름 폭염이 계속 되는 날에는 분무기로 잎을 적셔 샤워를 시켜줘요.” 이재희 씨는 초보자들이 대부분 물을 너무 많이 주는 실수를 하는데, 식물 앞에서는 조금 새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엄마가 식물을 정성스럽게 대하고 가꾸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곧잘 따라 해요. 자그마한 새싹에 물을 주고 정성껏 가꿔 꽃을 피워본 아이는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따로 알려줄 필요가 없어요.”


✓ 공간에 어울리는 식물
열대지방에서 온 셀럼은 에어컨 앞을 싫어하고, 잎사귀가 풍성한 떡갈나무는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어야 한다.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과 잘 어울리고 식물도 행복한 식물 배치 노하우.



○ 거울 전신 거울에 행잉 플렌트를 자연스럽게 걸어두면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식물도 자주 보게 된다. 행잉 플렌트의 철사가 차갑게 느껴진다면 부드러운 패브릭을 감아 장식해도 멋스럽다. 립살리스, 디시디아, 틸란드시아 등 행잉 플렌트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다.



○ 현관 현관에 식물을 두면 집에 들어서는 사람을 반겨준다. 모기를 쫓는 군민초를 두었는데 정기적으로 현관 밖과 베란다에 옮겨 햇볕을 보게 한다. 참고로 화분은 바닥보다 테이블에 올려놓는 게 좋다. 통풍이 잘 되고 햇볕도 더 잘 받을 수 있기 때문.



○ 아이 방 아이 방에는 관리하기 쉬운 화분 여러 개를 두었다. 떡갈나무, 크로콘, 크루시아 등 꽃집에서 자주 보는 식물들은 우리나라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무채색 시멘트 화분이 아이 방 소품과 어울리지 않아 아이와 함께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스펀지에 아크릴 물감을 찍어서 아기자기하게 변신시켰다.



○ 욕실 행잉 플렌트로 잘 알려진 디시디아와 틸란드시아는 고온 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잎사귀 끝의 뿌리가 습기와 미세먼지를 빨아들인다. 넝쿨이 흐드러지게 자라 화장실 벽을 멋지게 장식한다.



○ 벽 코너 햇볕이 들지 않는 벽 코너마다 나뭇가지를 화병에 담아 장식했다. 나뭇가지는 물에 담그면 한 달 정도 유지되고, 가격도 한 단에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가을에는 단풍나무, 겨울에는 호랑가지나무 등 계절에 따라 식물을 바꾼다.



○ 주방 햇볕도 들지 않고 통풍도 안 되는 주방에는 화병을 둔다. 컬러가 화려한 꽃 한 송이만 꽂아두어도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식물 입문자는 다양한 꽃을 조합해 꽃꽂이하기보다 특이한 디자인의 화병을 구입해 포인트를 준다.



○ 침실 침실에 화분 몇 개만 두어도 아침에 일어날 때 상쾌함이 달라진다. 거실에 있는 식물보다 신경 쓰기 어려워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들여놓았다.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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