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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떠나고 싶을 때 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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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헤르만 헤세의 돌직구에 마음이 일렁인다면 이 영화들을 감상해보자. 꿈틀꿈틀 깨어날 여행자 본능은 오롯이 당신 몫이다.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 2010)

“사랑을 이야기할 때 늦었다는 말은 없단다. 네 마음을 따라갈 용기만이 필요할 뿐이야.”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Juliet>의 이탈리아
20대 초반에 엄마와 함께 이탈리아를 여행했고, 20대 후반에 엄마와 둘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아름다운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와 싱그러운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50년 전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배경은 내가 스크린에서 본 것 중 가장 예뻤던, 빛과 색이 일렁이는 이탈리아였다. 지금도 엄마와 이 영화를 추억하며 우리의 여행을 이야기한다. 언젠가는 한창 옹알이하는 딸과 아직도 내 눈엔 한결같이 고운 엄마와 함께 떠나고 싶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너무 늦지 않게.

김새별(카피라이터, 일러스트레이터)
‘그림 그리는 별카피’로도 유명한 아기 엄마. 엄마로 자라나는 경험을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그림과 글로 엮어 <엄마로 자란다>(시드앤피드)를 출간했다.





핵소 고지(Hacksaw Ridge, 2016)

“내 신념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그런 내 자신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죠?”

<핵소 고지Hacksaw Ridge>의 오키나와
마침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이 영화를 보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한 명만(One more)”를 외치며 무기 없이 75명의 부상자를 구해낸 의무병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 속 배경인 오키나와는 동양의 하와이라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많이 남아 있는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군인, 위안부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1만 명이 오키나와에서 사망했으며, 그들을 기리는 추모공원, 전쟁 작전지 등 평화를 기원하며 역사적인 장소를 돌아볼 수 있다.

김나영(육아 파워블로거)
세 딸의 엄마이자 ‘야순댁’으로 유명한 인기 블로거, <보통의 육아>(위고), <보통의 엄마>(아우름)를 펴냈고, 팟캐스트 ‘맘스라디오’를 통해 잠 못 드는 엄마들과 소통하고 있다.


카모메 식당(Kamome Diner, 2006)

“하고 싶었던 일을 해서 좋은 게 아니라 싫었던 일을 하지 않아서 좋은 거예요.”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의 핀란드
마음에 가득 차 있던 그곳, 핀란드 헬싱키에 다녀왔다. 위로받고 싶은 그 무엇이 필요했을까? 일상으로부터의 탈출, 낯선 땅, 온전히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알사탕을 입안에 굴려가며 하루하루 버텨오던 어느 날, 앞뒤 생각 없이 캐리어를 챙겼지 아마. 그 촉발, 영화 <카모메 식당>이었다. “이곳이라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라는 여인의 한마디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곳 헬싱키의 모퉁이 식당 ‘카모메’로부터 새롭게 출발한 마사코의 여행을 부러워했을지도. 돌아오는 길, 마음이 조금은 파랗고 선명해졌다.

강안(동화작가)
두 아이를 독서와 영화, 여행을 통해 방목하며 키웠다. 성인이 된 자녀들과 지금도 영화관에 드나들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있다. <엄마의 영화관>(궁리)을 펴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Night Train to Lisbon, 2013)


“어떤 곳에 갈 때 자신을 향한 여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자신을 알아간다. 그 여정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리스본행 야간열차Night Train to Lisbon>의 포르투갈
리스본행 여행을 결정한 뒤 챙겨 본 영화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였다. 1970년대 초 독재에 항거하는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을 배경으로 한 영화여서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이지만 보고 나면 여운이 오래 남는다. 영화의 배경인 리스본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원작자인 파스칼 메르의 삶에 대한 철학이 담긴 명대사들도 쏟아진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 리스본행 티켓을 검색할 수도 있다.

김장희(여행작가)
생후 15개월 아이와 3년간 12개국을 다녀온 경험을 엮어 <참 쉽다 아이와 해외여행>(황금부엉이)을 출간했다. 플로리스트와 슈거크래프터로 일하며 매번 새로운 여행에 도전하고 있다.


와일드(Wild, 2014) 

“엄마가 너에게 가르칠 게 딱 하나 있다면, 너의 최고의 모습을 찾으라는 거야. 그 모습을 찾으면 어떻게든 지켜내고.”

<와일드Wild>의 캐나다
주인공 셰릴은 학교에서 학생으로 입학한 엄마 바비와 마주쳤다. 엄마가 창피해서 외면하는 딸에게 웃어주고, 남편의 끔찍한 폭력에도 노래를 흥얼거리던 엄마는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아왔어. 언제나 누구의 딸, 엄마 그리고 아내였지. 나는 나 자신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라고 고백한다. 그런 엄마가 세상을 떠나자 자신을 파괴하던 셰릴은 무작정 걷기 위해 자신의 몸보다 큰 배낭을 메고 4300km 하이킹 코스, PCT(Pacific Crest Trail)에 도전한다. 영화에 담긴 94일간의 여정은 실화여서 눈물보다 뜨겁다. 마음이 내동댕이쳐진다고 느낄 때 나는 셰릴과 바비를, PCT의 광활한 자연을 떠올리며 일상을 걸어나간다.

김경민(자유기고가)
12년째 야근 중인 남편과 막 사춘기에 들어선 딸과 살고 있다. <맘&앙팡>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기록하며 나로 자라는 중이다.


사진 김남우 김경민(자유기고가)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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