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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의 여행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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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여행 후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 여행을 좋아하는 세 명의 엄마는 생각이 다르다. 여행지에서도, 여행 후에도 그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은 바로 그들이 좋아하는 물건, 자신만의 특별한 기념품이다.


여행 기념품은 그때의 관심사다
벽지, 원단, 에코백, 빈티지 인형, 엽서, 그림책 등 다양한 종류의 기념품을 모아왔다. 하는 일이 달라지면서, 또 아이들과 여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기념품도 바뀐다. 아이들과 여행할 때 리빙이나 문구, 디자인 숍은 보이는 대로 들어가 구경하는 편이다. 여러 차례 여행을 거치며 각자 보고 싶은 만큼 보고, 자유롭게 공간을 즐기는 데 익숙해졌다. 여행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모두 살 수는 없기에 아쉬움을 달래는 방법으로 연필 하나씩은 꼭 사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으다 보니 연필이 수십 자루 쌓였다. 컬러와 소재, 디자인이 다른 연필은 기념품도 되고 가족이 두루두루 유용하게 쓰기도 한다. 패턴이나 컬러가 예뻐 모았던 벽지는 아이들 방 포인트 벽지로, 빈티지 매력에 빠져 있을 때 모았던 인형들은 아이들 장난감으로 모두 제 역할을 찾는다.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기념품도 의미 있고 꼭 필요하다 싶은 것,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을 고르게 된다.





그녀의 기념품 5년 전, 재단 가위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일본 가위를 구입하면서 가위를 기념품으로 사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바느질에 도움이 되는 쪽가위와 꽃 손질에 유용한 꽃가위도 눈여겨본다. 프랑스의 품격 있는 자수 브랜드 메종 사주Maison Sajou, 핀란드의 가장 오래된 기업 피스카스FISKARS, 영국의 소잉 브랜드 머천트앤밀스Merchant&Mills 등의 가위는 디자인과 기능성 모두 만족스러운 브랜드다.


조인숙 ‘버튼티(@buttontea)’라는 일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여름방학 여행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여행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핸드메이드 작가다.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친구가 되어가는 두 딸 민소(만 16세), 민유(만 7세)와의 여행 이야기를 쓰고 그리는 행복한 작업을 즐긴다.






여행 기념품은 에너지다
20대에 들어서면서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여행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돈을 모아 여행을 떠나는 생활을 반복했다. 휴양지보다는 유적지나 박물관, 유명하지 않은 도시를 돌아보는 여행을 선호한다. 여행하면서 그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패턴이나 컬러의 원단을 사 모으기 시작했는데, 유명 관광지가 아닌 작은 도시의 핸드메이드 숍이나 시장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꽤 컸다. 어릴 때부터 천이나 패브릭 소품을 가지고 오리고 꿰매며 무엇을 만드는 일이 즐거웠다. 그런 성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마음에 드는 컬러 원단을 보면 가슴이 뛰고 ‘무엇을 만들까’ 상상한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소소한 변화를 좋아해 비누나 치약, 세제 같은 아이템도 잊지 않고 사온다.





그녀의 기념품 20대부터 히피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여행지에서 골라온 액세서리나 옷, 패턴, 원단 등을 보면 취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여행할 때 그 나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전통 의상을 꼭 구입한다.

최한나 멕시칸 원주민들의 핸드메이드 인형 ‘툴리스’를 공식 수입해 판매하고, 베이비 리빙&패션 아이템을 제작 판매하는 ‘블루펌킨(@bluepumpkin1)’의 대표다. 생후 24개월 아들 유원이 키우랴 아직 시작 단계인 일하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이 시간들이 즐겁기만 하다.






여행 기념품은 이 작업의 영감이다
어릴 때 가장 좋아한 장난감은 다름 아닌 엄마가 만들어준 패브릭 인형들이었다. 32년이 넘은 인형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인형을 무척 좋아하고 여행지에서는 꼭 기념이 될 만한 인형을 구입한다. 미키마우스 같은 디즈니 캐릭터부터 곰 인형, 빈티지 자동차, 그 나라의 전통 인형, 미니어처, 피겨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디즈니랜드, 여행지의 캐릭터 숍이나 애니메이션 박물관 등을 찾아가는데 재미있고 독특한 인형, 눈에 띄는 예쁜 인형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 열심히 모은 인형 컬렉션은 이제 아들의 장난감이 되었고, 인형이 가득 들어찬 장식장은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가 되었다.



그녀의 기념품 인형이 너무 많아 정리할 생각인데 쉽게 볼 수 없는 유럽의 빈티지 자동차나 캐릭터 인형이라도 리미티드 에디션은 계속 소장할 생각이다. 최근 관심을 가지고 모으기 시작한 인형은 바비 컬렉션.

권보람 ‘sundayb’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얼마 전, 생후 17개월 아들 현성이(‘마요’라 불리는)가 태어난 후 그린 육아 일러스트 ‘썬비의그림일기’를 묶은 육아툰 <월화수목육아일>(허밍버드)을 출간했다. 매일매일 다르고 신기한 아이와의 일상, 육아일기를 인스타그램(@sundayb)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사진 이지아 박선영 기자

201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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