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뭉클했던 순간] 남편이 하늘로 떠나고 다시 읽은 편지
2013년 6월 2일, 아이가 10개월이 되었을 때, 남편이 세상을 갑자기 떠났습니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심장마비로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 다음날 영결식을 치뤄줬고 그렇게 장례식이 끝났습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집에서 이것저것 물건을 정리하다가 남편이 세상을 뜨기 1년 전 그날,
남편과 저는 산림교육원으로 숲태교를 다녀왔었는데, 그때 아이 아빠가 아이에게 쓴 편지가 있었어요.
이 글을 읽고 엄청 펑펑 울었지요. 아이는 영문도 모른채 제 옆에서 함께 울었습니다. 엄마가 울고 있으니까요.
이 편지가 아빠가 아이에게 남기는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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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렘, 기대, 두려움
우리 담담이 얼굴을 기다리는 아빠의 마음이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고, 예쁠 담담이에게 아빠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이 많단다.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약속을 먼저 할게. 엄마와 함께 더 열심히 살거라 다짐해본다. 담담이, 엄마, 아빠는 서로에게 인생의 동반자란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사랑스런 모든 일을 함께 할 거야. 모든 걸 풍족하게 해 줄 순 없지만, 언제나 사랑이 충만한 우리가 될 거야.
담담이가 엄마 뱃 속에 있는 지금 이 순간, 아빠의 마음도 점점 사랑으로 가득차고 있단다. 늘 건강하고, 밥 잘먹고, 운동 잘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담담이가 되거라. 아빠는 지금보다 더 많이 엄마를 사랑하고, 담담이를 사랑할 거란다. 빨리 보고 싶다.
2012년 6월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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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귀엽고 예쁜 짓을 할 때마다, 아이 아빠가 살아있었으면... 이라는 생각을 해요.
당연한 것이겠지요. 남편이 아이에게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사랑스런 모든 일을 함께 할 거야. 모든 걸 풍족하게 해 줄 순 없지만, 언제나 사랑이 충만한 우리가 될 거야."라고 말했던 것처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둘이 이런 모습을,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어요.
맘앤앙팡 덕에 다시 편지도 꺼내보고, ´말안듣는 네살´이어서 아주 얄미워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사랑스런 모든 일을 함께 하는´ 가족인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