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자전거의 작은 일
따르릉 따르릉, 아가 자전거가 숲속을 달립니다.
“자전거야.
산 너머 알밤을 주우러 가니? 나 좀 태워줄래?”
갈색 털이 난 다람쥐가 자전거를 불렀어요.
“난 있지. 더 큰 걸 태울 거야.”
아가 자전거는 다람쥐를 내려다보더니 휙 하고 가버렸어요.
들판을 건너 물가를 지나는데 노란 오리떼가 자전거를 불렀어요.
“자전거야. 어디 가니?
막내가 수영이 서툴단다. 좀 태워줄래?”
“음, 아니. 난 더 큰 걸 태울 거야.” 자전거는 첨벙 물을 튀기며 지나갔어요.
물가을 지나 휘파람을 불며 산꼭대기로 가는데 하얀 털의 토끼 부부가 말을 걸었어요.
“자전거야. 널 만나 다행이구나!
다리가 아픈데 잠깐 쉬고 싶어. 네 의자에 앉아 가도 되겠니?”
자전거는 화를 내며 말했어요.
“아니, 안된다구! 더 큰 걸 태울 거야.” 자전거는 쌩 하고 가버렸어요.
자전거는 산꼭대기를 넘어 한참을 달리다 떡갈나무 앞에 멈춰 섰어요.
“나는 큰 걸 태우고 싶었어. 아빠 자전거처럼 멋있고 늠름하게 보이고 싶었다고.”
풀이 죽은 아가 자전거의 목소리에 떡갈나무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가 자전거야. 그럼 나를 태워줄래?”
“푸. 떡갈나무야. 너는 그냥 큰 게 아니라 너무 커다랗다구. 태울 수 없어.”
“그런데 자전거야. 그거 아니?
네가 나를 태운 적이 있단다. 내가 아주 작은 씨앗일 때 말이야.”
“응? 떡갈나무야?”
“엄마가 나를 바람에 날려 보낼 때 나는 네 머리를 타구 이곳으로 와 큰 나무가 되었어.”
아가 자전거는 머리를 탁하고 쳤어요.
“아뿔사!”
아가 자전거는 그 길로 산꼭대기로 가 다리가 아픈 토끼 부부를 태워주었어요.
물가로 가 수영이 서툰 막내 오리를 태워주었어요.
들판으로 가 알밤을 가지러 가는 다람쥐를 태워다 주웠어요.
아가 자전거는 왠지 모르게 날아갈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입가에는 빙그레 웃음이 어렸어요. 아가 자전거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나도 작가
육아맘 하느라 숨겨놓은 여러분의 솜씨를 이 곳에서 뽐내 보세요. 동화, 웹툰, 일러스트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내부 선정된 작품은 맘앤앙팡 잡지에 실리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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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bb***@naver.com 2015.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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