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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루야 201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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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여기가 어디지?”
어느 따뜻한 봄날에 새싹이가 태어났어요. 초록빛 새싹을 뾰족 내밀고 눈을 떴어요.

새싹이는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빨간 꽃, 노란 꽃 그리고 키 큰 풀이 새싹이를 반겨주었어요.
네, 맞아요. 새싹이는 꽃밭에서 막 돋아난 새싹이었어요.

그렇지만 새싹이는 시무룩해졌어요.
“이게 뭐야? 난 왜 시커멓고 더러운 흙에 있는 거야? 흙이 내 뿌리를 꽉 잡고 있어서 움직이지도 못 하잖아.”
새싹이는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고운 나비와 작은 새가 너무 부러웠어요.
“흙이 내 뿌리를 잡고 있지만 않았으면 나도 내 맘대로 다닐 수 있을 텐데. 지저분한 흙이 난 싫어!”
새싹이는 흙한테 화를 내고 짜증을 냈지만 흙은 그런 새싹이를 웃으며 바라보았어요.

어느 날 작은 새 한 마리가 꽃밭에 놀러왔어요.
“새야, 새야. 부탁이 있어. 나를 저 멀리 하늘로 데려다 주지 않을래?”

작은 새는 새싹이를 입에 물고 푸드득 하늘로 날아올랐어요.
“우와, 온 세상이 작게 보여, 너무 신기해. 바람도 시원하고. 아하하 너무 신 나.”

그런데 한참이 지나자 새싹이는 갑자기 목이 말랐어요. 머리도 아프고 어지러웠어요.
“이상하다. 왜 이러지? 아, 목이 너무 말라.”
뿌리가 바짝 마르고 이파리가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새싹이를 작은 새가 급히 꽃밭으로 데려갔어요.
빨간 꽃도 노란 꽃도 키 큰 풀도 모두 새싹이를 걱정했어요.
새싹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어요.
“내가 왜 이러죠? 갑자기 목이 마르고 힘이 하나도 없어요”
키 큰 풀이 말했어요.
“우리처럼 식물들은 흙에서 살아야 해. 흙이 우리 뿌리를 꽉 잡아줘서 우리는 물도 마시고 영양분도 흡수 할 수 있어서 목도 마르지 않고 아프지 않게 살 수 있는 거란다.”

그제서야 새싹이는 흙의 고마움을 알게 됐어요. 흙은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것이 아니라 새싹이를 지켜주는 존재였어요. 흙에는 물과 영양분이 가득해서 식물들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흙아, 내가 정말 미안해.”
새싹이는 흙을 미워하고 짜증냈던 것을 사과 했어요.
흙은 푸근한 웃음으로 새싹이의 뿌리를 꽉 안아 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