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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cosmicz***@gmail.com 201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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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처럼 예쁜 비빔밥을 만들어요

"주황색으로만 색칠할거야~!!선생님, 시우가 자꾸 다른 색깔로 칠하려고 해요!"
다 함께 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즐거운 미술시간, 민유는 자꾸만 선생님께 고자질을 했어요. 주황색을 좋아하는 민유는 흰 도화지를 주황색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지만, 친구들이 자꾸만 다른 색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에요. 민유가 생각한것처럼 주황색으로 동그라미를 여러개 그리면, 아주 예쁜 그림이 완성될 것 같았죠. 민유는 계속해서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그림을 주황색으로 그리면 예쁠 거야. 주황색 동그라미를 여러개 그리자. 다른 색은 말고."
하지만 친구들은 제각각 그리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시우는 초록색 괴물을 그리고 싶어했고, 민욱이는 빨간색 네모를 그리고 싶었죠. 윤지는 핑크색으로 크게 낙서를 하면 예쁜 그림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민유는 그 모든 색깔과 모양들이 합쳐지면 그림이 엉망이 될거라며 선생님께 고자질했지만, 선생님은 "각자가 그리고 싶은대로 함께 그려보세요."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어요.
민유와 친구들이 미술시간에 완성한 그림은, 다양한 색깔과 무늬로 빈틈이 없었어요. 원래 도화지가 흰 색이었는지조차 알아볼 수 없었고, 그림들은 서로 잘 어울리지도 않는 것처럼 보였어요. 민유가 생각했던 주황색 동그라미무늬들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기에 민유는 화가 많이 났어요. 선생님은 그 이상한 그림을 교실 벽에 걸어두었어요. 결국 미술시간이 끝난 후에도 온종일 그 그림을 지켜본 민유는 잔뜩 속이 상한 채로 하루를 보냈어요.
어린이집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자신을 데리러 온 엄마를 만난 민유는, 엄마에게 안겨 펑펑 울었어요. 이유를 묻는 엄마에게 민유는 미술시간에 그림이 망가져버린 사실을 이야기했어요. 엄마는 그 얘기를 다 들어주었고요. 한껏 울어 배가 고파진 민유는 엄마와 함께 저녁요리만들기를 하기로 했어요. 엄마는 민유에게 손을 씻고 오라고 얘기한 후, 부엌에 가 요리 재료들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엄마.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응. 저녁에 비빔밥 만들거야. 들어갈 재료가 많아서 그러니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요."
잠시 후, 다양한 색깔의 채소들을 한껏 썰어가지고 온 엄마가 민유 옆에 채소들과 밥을 내려놓았어요. 민유는 엄마가 해주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요리과정을 보며 함께 만드는 놀이를 좋아했어요. 귀를 쫑긋기울이며 엄마 옆에 바짝 붙어앉은 민유는, 비빔밥만드는법을 어서 알려달라고 졸랐어요.
"먼저 밥을 깔고"
"밥을 깔았어요!"
"채소들을 골고루 넣어요. 좋아하는 것부터 차례대로 넣어봐"
민유는 다양한 색깔의 채소들을 바라보며, 뭐부터 넣을까 고민했어요. 민유가 좋아하는 주황빛의 당근, 싱싱한 초록색의 시금치, 빨간색 무말랭이와 갈색빛의 고사리, 친구 유하가 좋아하는 귀여운 노란색의 콩나물이 가득가득 쌓여있는 그릇을 바라보다가 민유는 이내 주황색의 당근을 그릇에 가득 담았어요. ´좋아하는 색깔만 가득가득 담으면, 먹음직스러운 밥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어요.
한참동안 그릇에 당근을 옮겨담는 것에 몰두하던 민유는, 고개를 들고 엄마의 밥그릇을 보았어요. 엄마의 밥그릇에는 당근과 시금치, 무말랭이와 고사리, 그리고 콩나물들이 골고루 담겨있었어요. 그런데 엄마의 비빔밥이, 민유의 당근밥보다 훨씬 예쁘고 먹음직스러워보였어요.
"엄마 밥이 훨씬 맛있어보여요."
"그래. 내가 좋아하는 한가지 색깔만 있는 것보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색깔도 함께 있는게 훨씬 예쁜거야. 혼자 노는것보다 함께 노는 게 더 재밌는 것처럼. 채소들이 골고루 담겨있는 비빔밥이 훨씬 맛있단다."
민유는 나머지 채소들을 밥그릇에 옮겨담고는, 모든 색깔이 섞여있는 비빔밥이 보기에도 예쁘고, 먹기에도 맛있다는 사실을 알고 행복하게 웃었습니다. 다음 미술시간에는 더 예쁜 그림을 그릴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