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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airpul23 201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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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만난 흙

놀이터에 갔어요.
하늘이 파랗고 놀이터를 둘러싼 나무들이 연두색 점점에서 초록색 빽빽으로 바뀌었네요.
할머니 파마머리처럼 풍성한 나무들 밑에 그늘이 있어요.
그늘에 가보니 나무잎들 사이로 비춰지는 햇빛에 흙이 반짝여요.

"엄마, 안아줘요!"
수리는 처음 밟아보는 흙의 느낌이 푹 꺼지는 것 같고 이상한지 잠시 이리저리 다니다가 엄마를 찾아요.
햇빛에 반짝이던 흙은 까칠까칠, 까슬까슬하기도 하고 또 축축, 척척 뭉글거리기도 해요.
수리는 반짝이는 것이 뭔가 싶기도 하고 만져보고도 싶어요.
"수리야, 만져봐! 흙이야."
용감한 엄마는 한 움큼 흙을 움켜쥐고 수리에게 보여줘요.
"키들키들, 뽀직뽀직."
"어?"
수리는 눈을 크게뜨고 엄마를 봤어요. 엄마는 웃고있어요.
"뽀득뽀득, 기글기글."
흙에서 소리가 나요! 수리는 흙을 만져보아요.
"안녕? 난 수리야."
수리는 인사를 해봐요. 그리고 흙을 이만큼 잡아 꼭 쥐어요. 뭉쳐지는 느낌이 싫지 않아요.
까칠까칠한 흙이 꽉쥐면 단단하게 굳었어요. 수리는 바닥으로 던져봐요.
챠르르, 부시시 흩어지는 흙들이 다시 햇빛에 반짝여요.

"수리야, 어때?"
"엄마, 이게 뭐지?"
"흙이야, 어때?"
엄마는 웃으며 흙이라고 다시말해줘요. 그리고 흙 속에 손을 넣고 손 위로 두둑히 흙을 올려요.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엄마가 노래를 흥얼거려요.
"후리후리, 슐슐~"
흙에서도 노래소리가 들려요.
수리도 엄마 옆에 앉아 흙 속에 손을 넣어봐요.
"흙 좋아, 엄마 흙 좋아요! 흥~흥~흐응~"
수리도 콧노래를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