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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summer1984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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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휴가

아빠의 휴가

쿨쿨 잠만 자는 우리 아빠.
쉬는 날 아침마다 ‘아빠 일어나’ 라고 소리치며 코를 잡아당기고 입술을 쿡 찌르고 손을 동그랗게 말아 주먹을 쥐고 엉덩이를 톡톡 때려도 아빠는 늘 못 들은 체 하며 잠만 잤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은 달랐어요.
아빠가 먼저 일어나서 필릴리 필릴리 휘파람 부는 소리에 잠에서 깼어요.
문어모양의 쫄깃쫄깃 소시지와 고소한 향기가 솔솔 나는 알록달록 김밥 도시락을 보여주며 우리 오늘 캠핑 간대요.
나는 신나서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기뻐서 계속 깔깔깔 웃음이 났어요.

영차영차 아빠가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를 쳤어요.
엄마는 반듯반듯 예쁘게 돗자리를 깔고 식탁을 준비했어요.
초록색의 잔디밭과 잔디밭 위를 팔랑팔랑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 아빠 등에 폴짝 뛰어올라 매달렸어요.
아빠도 허허허 웃으며 나를 끌어안아 슈우웅 슈우웅 비행기를 태워줬어요.

얼음땡, 캐치볼, 숨바꼭질, 보물찾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배가 고파졌어요.
아빠가 만든 문어 소시지와 김밥을 냠냠쩝쩝 맛있게 먹고는 편지쓰기를 했어요.
스케치북에 ‘아빠 많이 놀아주세요. 사랑해요.’ 라고 쓰고 아빠 얼굴을 그려서 편지봉투에 넣었어요.
쑥스러워서 집에 갈 때 까지 보지 말라고 했는데 아빠가 나를 꼭 껴안으며 ‘앞으로 더 많이 놀아줄게. 사랑해.’ 라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