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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kangkl 2015.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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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무

나무 그늘에 앉아 쉬던 엄마가 말했어요.
“엄마는 우리 딸한테, 나무 같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어.”
“나무? 엄마가 나무 같다면 이상한데? 나무는 부드럽지도 않고 날 안아줄 수도 없잖아요.”
엄마는 내 말에 그저 빙긋이 웃으며 바라보기만 했어요. 나는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나무를 올려다보았어요.

“엄마, 나무 위에 새들이 있어요.”
엄마도 나를 따라 나무 위를 올려다보며 이야기했어요.
“응. 어떤 새들은 나무에서 살아. 저기 나뭇가지를 모아서 나무 위에 집을 지었네. 사이좋은 새 한 쌍이 이 나무에 이사왔나보다. 나무에는 새 말고도 다른 것들도 많이 있는데 찾아보렴.”

엄마 말을 들은 나는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개미와 여러 벌레들이 바쁘게 딱딱한 나무껍질 사이로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나무에는 다람쥐 같은 동물들도 있고, 개미, 매미, 사슴벌레 같은 곤충들도 많이 살지. 벌들이 벌집을 짓기도 하고, 나무 기둥 속에 구멍을 뚫고 사는 곤충들도 많아. 나뭇잎이나 열매,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 다른 벌레들을 먹고 살지.”

“나무뿌리나 낙엽은 흙을 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해준단다. 나무 덕분에 흙속의 동물이나 곤충들도 도움을 받지.”
“이렇게 그늘도 생겨서 쉴 수도 있어요.”
“맞아. 나무 그늘에서 쉴 수도 있고, 열매를 먹을 수도 있고.”

엄마는 잠시 나무를 올려다보더니,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었어요.
“그리고 엄마는 무엇보다 나무가 많은 곳에 있으면 공기도 맑고 냄새가 좋아. 마음이 편해져.”
나도 엄마를 따라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었어요.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며 나뭇잎들이 샤사사 노래를 불렀어요. 나무 냄새, 흙냄새가 가슴까지 들어왔어요. 엄마 손이 토닥토닥 내 가슴을 두드리는 것 같았어요.
나무에 기대어 사는 크고 작은 동물들의 모습을 보니 나무가 부드럽고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엄마, 나무가 엄마 같아요. 이 나무는 엄마 나무예요.”
엄마는 웃으며 나를 꼬옥 안아줬어요.



*욕심을 내어 세편이나 연달아 올리네요 ㅎ
동화를 쓴다는게 참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아이들 마음에 조금 더 가까워 졌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