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숲 속 내 친구
숲으로 소풍 온 나연이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어요. 엄마 손을 잡고 있으면 하나도 무섭지 않거든요. 숲은 생각보다 어두웠어요. 키 큰 나무들이 해를 다 가리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지나갈 때면 햇살이 반짝이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숲 속의 바람은 참 시원했어요. 나연이는 지나가는 바람의 손도 꼭 잡아보았어요. 바람을 잡은 손이 참 간지러웠어요.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숲 속을 걷던 나연이는 나무에서 쪼르르 내려오던 다람쥐와 눈이 마주쳤어요. 어느 순간 나연이는 엄마의 손을 놓고, 다람쥐에게 다가가 말했어요. “다람쥐야, 너도 나와 손잡고 걷지 않을래?” 다람쥐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연이의 손을 꼭 잡았어요. 다람쥐의 작은 손은 나연이 손 안에 쏙 들어왔어요. 나연이는 바람과 다람쥐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숲길에 떨어진 작은 꽃들을 보았어요. 그런데 꽃들은 나연이와 함께 있던 바람이 가까이 다가오자 핑그르르 어지럽게 날아오르며 흩어졌어요. “바람아, 잠깐 멈춰 줘! 작은 꽃들이 놀라잖아.” 나연이는 계속 꼭 잡고 있던 바람의 손을 살짝 놓고 꽃들에게 다가갔어요. 별모양의 하얀 꽃들이 참 귀여웠어요. 나연이는 숲길 위에 떨어진 꽃들을 하나씩 주워서 손 안에 조심스럽게 담았어요. “내가 너희들 손을 잡아줄게. 이제 괜찮아.”꽃잎이 담긴 나연이의 손에서는 꽃향기가 피어올랐어요. 그때였어요. 어디선가 꿀벌이 날아와서 나연이의 손 주변을 윙윙 소리 내며 맴돌았어요. “너도 꽃향기를 맡았구나! 너도 나랑 손잡고 걷자!” 나연이의 말에 꿀벌은 정말 기뻤어요. 지금까지 자기 손을 잡아준 친구는 한 명도 없었거든요. 모두 무섭다고 피하기만 했어요. 꿀벌은 조심스레 꽃을 담고 있는 나연이의 손을 살짝 잡아보았어요. “너처럼 귀여운 꿀벌은 처음이야.” 나연이의 말에 꿀벌의 볼이 빨개졌어요. 어느 새 나연이는 숲 속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제 엄마 손을 잡지 않아도 숲 속이 무섭지 않았어요. 숲 속 친구들이 나연이의 손을 꼭 잡아주고 있으니까요. 나연이는 숲길을 걸으며 숲 속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손을 꼭 잡아주며 인사했어요. “반가워. 우린 이제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