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내가 제일 잘났어!
주제 얼음 〈 내가 제일 잘났어! 〉
달그락달그락, 덜컹덜컹 냉장고 안 냉동실에서 소동이 일어났어요. 여러 가지 모양의 얼음들이 “내가 제일 잘났어!” 하며 서로 부딪치고 몸싸움을 했어요. 먼저 정육면체 얼음이 말했어요. “나처럼 단단하고 튼튼한 얼음 있으면 나와 봐! (마름모 모양) 난 균형 잡기의 달인이야”. 옆에 앉은 길쭉길쭉 긴 얼음이 말했어요. “(콧방귀) 흥~ 날씬한 내 몸매 보면 그런 소리 못할 걸~ 내 키가 가장 커! (콧방귀) 흥~”.
그러자 숫자 얼음군단이 우루루 몰려왔어요. 웅성웅성 시끌시끌 시끄러웠어요. 숫자 1 얼음이 앞장서자 숫자 얼음군단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어요. 숫자 1은, “숫자 얼음~ 번호 시~작!” 수세기를 시작했어요. “1, 2, 3, 4, 5, 6, 7, 8, 9, 0 번호 끝” 그러자 숫자 1이 말했어요 “여러분, 우리 숫자 얼음군단은 0부터 9까지 식구가 열입니다. 대가족입니다~ 생긴 것도 다 다르고 모두 개성이 넘칩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과일 얼음무리가 갑자기 소곤소곤 쏙닥쏙닥 귓속말을 했어요. 그러더니 사뿐사뿐 조용조용 앞으로 걸어왔어요. “안녕하세요~ 호호호 저는 과일 얼음 대표, 사과예요~ 많은 얼음들 앞에서 얘기하려니까 얼굴이 자꾸만 화끈화끈 하네요 호호호 그럼 소개할게요 제 오른쪽부터 포도, 파인애플, 딸기, 바나나예요.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진짜 과일하고 똑같이 생겼어요. 미모로는 어느 얼음과도 뒤지지 않아요 호호호”
마지막으로 구슬 얼음이 지지 않고 말했어요. 대장 구슬 얼음이 다른 구슬 얼음들을 불렀어요 “얘들아~ 나와” 구슬 얼음들은 서로 부딪치면서 “딩동댕~ 딩동댕~” 특유의 맑고 고운 소리를 내며 등장했어요. 구슬 얼음들은 우아하게 멈춰 섰어요. 대장 구슬 얼음이 입을 열었어요. “아름다운 소리죠? 둥글둥글 모양도 예뻐요~ 피부는 부들부들 부드럽고 매끈매끈 비단결처럼 고와요”
이 때 냉장고 문이 열렸어요. 냉장고 주인은 커다란 화채그릇에 싸우고 있던 얼음들을 모조리 넣었어요. 수박 우박과 사이다 폭포에 그릇 안의 얼음들은 혼비백산했어요. 그러다 회오리바람이 무섭게 몰아쳤어요. 얼음들은 뒤죽박죽 섞이면서 빙글빙글 돌아서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웠어요. 그러다가 단단했던 얼음들이 서서히 흐물흐물 녹았어요. 냉동고 속에서 모양이 달랐던 얼음들은 물에 녹으면서 비슷비슷 해졌어요. 이제야 얼음들은 깨달았어요. 자신이 잘났다고 아무리 우겨도 녹으면 하나의 물이 된다는 것을. 앞으론 자기자랑만 하지 않고 서로서로 칭찬하며 사이좋게 지내자고 얼음들은 서로 손을 꼭 잡고 약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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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다른 맘들의 멋진 동화만 읽다가 한 번 올려봅니다. 여름에 즐겨 먹는 얼음으로 재미난 이야기가 뭐 없을까 해서 다양한 모양과 성격의 얼음친구들에 대해 써봤어요 ^^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의성어를 많이 사용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