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토끼의 아이스크림
토끼의 아이스크림 -조성희
달에 사는 토끼는 늘 불만이 많았어요. 달에는 없는 것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토끼는 달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마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어요. 사람들은 정말 많은 것들을 가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밤하늘에 보름달이 뜨면 계속 소원을 빌었어요. 토끼는 그런 사람들이 욕심꾸러기처럼 보였어요.
“사람들은 뭐든 걸 다 가졌으면서 뭔 소원이 저렇게 많담!”
토끼의 말을 들은 달님은 살짝 미소 지으며 토끼에게 말했어요.
“토끼야, 너도 소원을 말해보렴. 내가 소원 하나 들어줄게.”
달님의 말에 토끼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어떤 소원을 말해야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러고 보니 자신의 소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달 아래를 바라보던 토끼는 한 아이가 뭔가 맛있게 먹고 있는 걸 봤어요.
“달님! 저도 저 아래 초록색 티를 입은 아이가 먹고 있는 걸 먹고 싶어요!”
토끼의 말에 달님은 또 살짝 미소를 지었어요.
“아이스크림을 말하는 거구나! 좋아. 내가 바로 소원을 들어줄게.”
달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토끼의 눈앞에 아주 커다란 아이스크림이 나타났어요. 노란색의 둥근 모양이 꼭 달님을 닮았어요. 토끼는 얼른 아이스크림을 한 입 먹었어요.
“앗! 차가워! 퉤퉤!”
토끼는 입 안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바로 뱉었어요. 아이스크림은 토끼가 상상했던 맛이 아니었어요. 그저 차가울 뿐이었어요. 그때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어요. 그러자 토끼는 집에 있는 맛있는 당근 스프가 생각났어요.
“아이스크림 말고 다른 소원을 빌 걸.”
토끼는 눈물을 글썽이며 달님을 바라봤어요.
“남들이 가진 것만 보면 나도 그게 갖고 싶어져서, 내게 진짜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잊게 돼. 또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도 잊게 된단다. 다음 보름달이 다시 뜰 때까지, 너를 위한 소원을 꼭 생각해두렴.”
달님의 말이 맞았어요. 토끼는 눈앞에 놓인 맛없는 아이스크림이 다 녹아내릴 때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자신을 위한 진짜 소원을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