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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ge***@kim.co.kr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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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잔치

동물 친구들이 사는 숲 속 북쪽 끝에는 얼음꽃이 일 년 내내 열 송이씩 피어나는 곳이 있어요. 소풍 나왔다 길을 잃은 다람쥐가 이 사실을 제일 처음 알아냈어요. 다람쥐는 해가 한창 쨍쨍한 정오에는 얼음 꽃이 지고 아이스크림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알았죠.

아이스크림을 한 개 따서 맛본 다람쥐는 놀랐어요. “와. 이런 게 다 있네? 시원하고 달콤하고 맛도 좋잖아! 내일, 모레 계속 계속 먹어야지!” 다람쥐는 양 볼에 남은 아홉 송이의 얼음꽃을 넣고 집으로 돌아 왔어요. 집에 온 다람쥐는 또 놀랐어요. “이런, 얼음꽃이 다 녹아 버렸네. 내 아이스크림은 어디 간 거야?” 다람쥐 옆집에 살던 북극곰이 이 광경을 보고 웃었어요. “하하하. 다람쥐야. 그럴 땐 그 자리에서 다 먹고 와야지. 열 개가 뭐 많다고 싸오려고 했니?”

다음날 북극곰이 아이스크림을 따러 갔어요. 북극곰은 열 개를 그 자리에서 다 먹었어요. “아이고, 배야. 머리도 아파. 아. 아.” 북극곰은 아이스크림 같은 똥을 열 번이나 쌌어요. 북극곰의 소식을 들은 나무늘보는 북극곰을 비웃었어요. “어리석은 녀석. 하루에 하나씩 먹었어야지.”

나무늘보는 열흘치 배낭을 꾸려서 얼음꽃 옆에서 먹고 자고 놀고 먹고 자고 놀았어요.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이빨이 몹시 아팠어요.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었더니 이빨이 다 썪고 말았던 거에요.

북극곰과 나무늘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아파 고생한 소식이 동물 친구들 사이에 널리 퍼졌어요. “아이스크림이 문제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다. 내가 한 번 맛 봐야 겠어.” 여우는 얼음꽃을 찾아 여름 휴가를 떠났어요. 그리고는 얼음꽃 열매인 아이스크림을 직접 맛보았지요. “더위를 녹여주는 맛이다! 친구들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겠는데!”

집으로 돌아 온 여우는 제일 더운 여름 어느날 다람쥐, 북극곰, 나무늘보 그리고 생쥐, 개미 같은 작은 친구들까지 모두 불러 모았어요. 동물 친구들은 함께 숲 속 북쪽을 향했어요. 아이스크림 잔치를 열기 위해서였죠.

여우와 친구들은 얼음꽃 만지며 더위 식히고, 아이스크림 먹으며 달콤한 시간을 보냈지요. 나눠 먹으니 녹지도 않고 배탈 나지도 않고 이빨이 썪지도 않고 모두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