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뽕나무-나방이 되다
<뽕나무 - 나방이 되다>
연지는 어린이집에서 받아 온 누에를 엄마에게 보여 줍니다.
“엄마, 꿈틀꿈틀 애벌레에요. 예쁘지요?”
“참, 귀엽구나. 어쩜 이리 보들보들하게 생겼지?”
저녁에 아빠가 퇴근하고 오자 연지는 얼른 아빠에게 달려갑니다.
“아빠, 이것 보세요. 연지 애벌레에요. 연지가 많이 사랑해 줄거에요.”
연지는 뽕나무 잎이 가득 들어있는 투명한 컵 속의 누에를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누에는 사각사각 뽕나무잎을 열심히 갉아 먹다 가만히 멈추더니 물구나무 서듯 몸의 끝 부분을 위로 들어 올립니다. 누에 몸의 끝 부분이 열리고 새카맣고 동그란 누에의 똥이 밀려 나옵니다. 연지는 흥분해서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애벌레가 똥을 쌌어요. 똥이 까만색이에요.”
“정말 그렇구나. 뽕잎을 많이 먹더니 똥도 이만큼이나 쌌구나.”
누에가 연지 집에 온 지 며칠이 지난 저녁, 평소보다 더 열심히 뽕잎을 갉아먹고는 입에서 실을 뽑기 시작합니다. 연지는 뛰어 놀다가도, 소꿉놀이를 하다가도, 아기 인형을 재우다가도 누에가 실을 뽑는 것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봅니다.
다음 날 아침 밤 사이에 누에가 하얀색 고치를 예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엄마! 애벌레는 어디로 갔어요?” “애벌레는 이 하얀 고치 속에 들어있단다.”
주말이 되자 아빠는 연지와 함께 누에가 부화하기 좋은 나무를 찾으러 숲속으로 갑니다.
숲 속에 들어간 아빠는 열심히 뽕나무를 찾아 헤매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뽕나무가 어느 순간 아빠에게 발견되었습니다. 아빠는 누에를 나뭇가지에 걸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찾아오기 쉽도록 나뭇가지에 노란색 끈을 묶어 놓습니다. 연지는 노란색 끈을 매만지며
“아빠, 애벌레는 여기서 계속 잠만 자는 거에요?”
“오랫동안 잠을 자고 나면 나방이 된단다. 하얀 고치를 찢고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갈 준비를 하는거지.”
연지는 누에가 들어가 살던 빈 통을 보고 마음이 서운했지만, 나방이 되어 날아간다니 신기하고 기쁜 마음도 듭니다.
이주쯤 지난 뒤 아빠와 엄마는 연지를 데리고 고치를 걸어 뒀던 뽕나무를 찾아 숲으로 향합니다. 연지가 노란색 끈이 달린 나무를 발견하고 흥분해 달려갑니다.
아빠는 연지를 어깨에 태워 고치를 달아놓은 나뭇가지가 잘 보이도록 올려 줍니다.
“아빠! 고치가 쭈글쭈글해졌어요.” 연지가 실망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연지야, 애벌레가 나방이 되어서 고치를 찢고 날아간거야. 멋지지 않니?”
연지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어디선가 나방이 날아와 노란 끈이 묶여져 있는 나무에 앉올 것만 같습니다. 아빠는 쭈글해진 고치를 만지며 “이거 떼어줄까?”하고 묻습니다. 연지는 조금 생각하다 그냥 놓아두기로 합니다.
“아빠, 나방이 자기가 살던 고치를 보러 이 나무에 올 것 같아요. 노란 끈을 보고 더 잘 찾아 오겠지요?”
연지는 뽕나무를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연지가 키웠던 애벌레처럼 또 다른 누에가 뽕나뭇잎 뒤에 숨어 있을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