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송편 먹은 아기 초승달
“우와! 킁킁킁 맛있는 냄새. 이집 저집 고소한 꿀 냄새에 침이 꼴깍! 아 배고파....”
깜깜한 하늘 위에 배가 홀쭉한 아기 초승달이 불이 켜진 창문을 바라보면서 얘기했어요.
“이렇게 깜깜한 하늘 위에 있으니,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잖아.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으니깐 자꾸 홀쭉해지잖아... 히잉..” 배고픈 아기 초승달은 하염없이 불평만 쏟아냈어요.
그런 초승달을 불쌍히 여긴 엄마별님이
“아가. 아가. 아기 초승달아. 너무 슬퍼 말아라. 지금은 이렇게 홀쭉하지만, 조금씩 살이 찌고 배가 불러져서 너는 아주 귀여운 볼록한 배를 갖게 될 거란다.”
“정말요?”
“그럼 그럼. 우리 아기 초승달아. 걱정 말아라.”
“엄마별님. 전 그래도 저 아래 고소한 꿀 냄새가 나는 것이 먹고 싶어요. 배가 너무 고파요”
“음... 우리 아기 달을 위해... 잠깐만...”
엄마별님은 아기 초승달한테 맛있는 떡을 만들어 줄 친구를 숲속나라에서 찾기 시작했어요. 하루가 지나고, 또 다시 하루가 지나고 배고픈 아기 초승달을 위해 떡을 만들어 줄 동물친구를 드디어 만났어요.
“아기 초승달아! 아기 달아! 달아!” 저기 아래에서 아기 초승달을 부르는 소리에 쳐다보니, 길쭉길쭉 귀가 쫑긋한 하얀 토끼가 큰 바구니를 안고 있었어요.
“무슨 일이에요? 하얀 토끼님.”
“이걸 먹어보라고 가져왔어. 자~ 먹어봐” 하얀 토끼는 큰 바구니 안에서 고소하고, 달콤한 하얀 떡을 꺼내주었어요.
“우와~ 제가 너무 먹고 싶었던 것이군요.”
“음..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하늘 위의 너에게 이 떡을 전해줄 수 있을까?”
“으앙 흑 으앙 흑흑.. 먹고 싶어요. 정말..”
그때, 하얀 토끼 머리 위로 반짝하는 불빛이 나더니, 어느새 아기 초승달에게로 엄마별님이 사다리를 연결해서 별빛을 내려주었어요.
“아기 초승달아! 자, 먹어봐!”
“오물오물 쫄깃쫄깃 너무 맛있어요!”
“하하하, 아기 달이 너무 배가 많이 고팠구나. 이 맛있는 떡은 송편이란다. 아기 달아, 송편 많이 먹고, 쑥쑥 크거라. 아하하”
아기 초승달은 큰 바구니의 가득한 송편을 매일밤 조금씩 조금씩 먹기 시작한 다음날부터 홀쭉했던 배가 엄마별님 말처럼 귀엽고 볼록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아기달이 보름달로 뜨는 날입니다.
도대체 무슨 날이냐구요? 하얗고, 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떠서, 우리가 송편을 먹는 추석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