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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usa***@gmail.com 201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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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쥐의 가을

어느 가을 날에
갑자기 데굴 데굴 저 숲에서 갈색 먼지가
바람처럼 불어와 안경 코 끝에 걸고 책보고 있는
두더쥐를 날려 버렸네요.
데굴 데굴 동그랗게 굴러 굴러 가는 두더쥐
어떡하면 좋을까요?

언덕 아래에서 초록 풀 얌얌 먹고 있던 소 엉덩에 부딪혀
멈추었더니 두더쥐 코끝애 걸려 있던 안경이 소 눈에 걸렸네요.
깜짝 놀란 소에게 두더쥐는
가을이 뭐야? 라고 부끄럽게 물었지요.

얼떨결에 소는 가을은 돗단배야 하고 말해 주지요.

그 순간 갑자기
두더쥐가 가을 돛단배를 타고 하늘로 하늘로 올라갑니다.

저 아래 소가 진흙탕에서 놀고 있는 돼지를 부릅니다.
돼지는 즐겁게 노래 부르며 걷고 있는 고양이를 부릅니다.
고양이는 폴짝 폴짝 들녘을 뛰고 있는 토끼를 부릅니다.
토끼는 헛간에서 풀을 먹고 있는 오리를 부릅니다.
오리는 꼬리 흔들며 혀내밀고 있는 강아지를 부릅니다.
모두 모여 하늘 향해 소리지르니

갑지기 하늘이 노란색, 빨간색, 주황색, 갈색 잎들이 비처럼 내리네요
사과 배 포도 복숭아도 구름 나무에 심겨 웃고 있네요

둥실 둥실 떠 다닌 두더쥐 태운 가을 돛단배는 이제 지쳐서 쉬고 싶어 졌어요.
사뿐사뿐 내려 앉던 가을 돛단배가 졸다가 그만 큰 밤나무에 걸려 버렸답니다.
쿵쾅 쿵쾅 찌르륵 꽝!
놀란 두더쥐 정신차려 보니 가을이 조각배 되어 춤추고 있네요.

“아 가을이 조각배인가봐! ”
소 돼지 고양이 토끼 오리 강아지가도 여러 조각 조각배에 올라타고
다시 숲사이 사이 떠오르니 가을이 불현 듯이 찾아 왔네요
그때 두더쥐 어깨에서 앉아 웃고 있던 생쥐가
가을 안녕? 하며
어깨를 으쓱하며 눈짓을 하니
가을이 이제야 한숨 돌리며 조용히 형형색색 물감을 풀어 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