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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remontree4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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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루의 가을 운동회

빠앙~~~
“자, 이제 출발합니다. 어서 어서 타세요.”
은하수 기차가 마지막 기적을 울립니다.

토루는 온 힘을 다해서 아빠 엄마 손을 꼭 잡고 깡총~
드디어 토루네 가족이 은하수 기차에 사뿐히 올랐어요.
이젠 정말 달나라를 떠나 파란 지구별로 가요.

“휴~~~ 다행이다”
토루는 긴 귀를 쫑긋 거리며, 빨간 눈을 더 반짝였어요.

은하수 기차 창밖으로는 큰 달님이 꾸벅꾸벅 졸고 있네요.
“달님! 잘 있어요. 전 이제 지구별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거에요”
토루의 우렁찬 소리에 깜짝 놀라 깬 달님이 살며시 웃어주셨어요.

토루는 울지 않는 씩씩한 토끼에요.
당근학교 운동장에 있는 계수나무 아저씨와 마지막 인사를 할 때도
토루는 눈물을 꾹 참고 울지 않았거든요.

지구별학교에 처음 가는 날도 토루는 여전히 씩씩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학교에 간 날.
학교의 높~~~~~은 문을 보고 토루는 더욱 신이 났어요.

“우와! 멋있다. 빨리 친구들을 만나러 가야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설레이는 마음으로 교실문을 열었지만,
친구들은 보이지 않고 얼룩덜룩한 긴 다리들만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어, 이 작은 꼬마는 누구야? 진짜 이상하게 생겼다”
“목이 왜 저렇게 짧아? 저 목으로 숨 쉴 수나 있나?”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귀는 또 이렇게 길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토루가 고개를 드니,
그 곳에는 키가 큰 기린 친구들이 있었어요.

“친구들아 안녕! 나는 달나라에서 온 흰 토끼 토루라고 해”
하지만 반갑게 인사하는 토루에게 다들 고개를 돌렸어요.

“우리는 오늘 가을 운동회가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해.”
“줄다리기 시합이 있거든”
“너 같은 꼬마는 안와도 돼”
기린친구들은 토루만 남겨 둔 채 자기들끼리만 뛰어 나갔어요.

토루는 친구들을 만나서 반가운데, 기린친구들은 그렇지 않나 봐요.
그렇게 씩씩하던 토루가 얼마나 속상했던지
운동장 한 가운데 서자마자 빨간 두 눈에서 눈물이 뚝!

그 때 계수나무에서 낙엽 하나가 또르르 떨어지며, 토끼에게 속삭였어요
“토루야, 울지마. 너는 기린친구들같은 긴 다리와 긴 목은 없지만, 길고 큰 귀가 있잖아.”
눈물을 닦고 다시 보니, 우와! 계수나무 아저씨가 여기도 있었네요.

“맞아 나는 멋진 귀로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토루가 눈물을 닦으며, 어깨를 으쓱했어요.

그때였어요.
교실에서 급하게 뛰어 나갔던 기린친구 ‘린린’이의 소리가 들렸어요

“도와줘! 너무 급하게 뛰어 나가다가 나무에 걸려서... 그만 빠져 버렸어”
그러나 구덩이에 빠진 린린이의 소리가 키가 큰 기린친구들에게 들릴리가 없어요.

하지만 길고 멋진 귀를 가진 토루는 린린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잠깐만 기다려. 린린아 내가 구해줄게”
토루는 깡충깡충 뛰기 시작했어요.

윙윙윙~
마침 학교 담장에서 순찰을 돌던 잠자리경찰아저씨 덕분에 린린이는 무사히 구조가
되었답니다.

“토루야 고마워 그리고 놀려서 미안해 너의 길고 큰 귀가 없었다면 큰일 날 뻔 했어. ”
린린이가 토루에게 사과했어요.
“아니야 괜찮아. 그리고 너의 그 긴 다리와 목도 가을 하늘처럼 높아서 정말 멋진걸”
긴 귀를 쫑긋, 빨간 눈을 반짝이며 대답하는 토루.

어? 그런데 린린이가 긴 목을 숙이네요.
“토루야, 줄다리기를 하려고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우리 어서 가자!”
아~ 토루가 린린이의 높은 등에 깡총 뛰어 오를 수 있게 하려나 봐요.

계수나무 아저씨가 흐뭇하게 바라보며 말씀하십니다.
“자, 토루, 린린 어서 서둘러. 가을운동회가 시작하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