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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vie0913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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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달을 심었더니

“달은 도대체 무슨 맛일까?”
아기 토끼 토달이는 달을 올려다보았어요.
가을이 되면서 달은 더 먹음직스럽게 노르스름해져가고 있었어요.

“꼬르륵 꼬르륵”
숲은 조용한데, 토달이 배에서는 자꾸 꼬르륵 꼬르륵 소리가 났지요. 토달이는 오늘도 저녁밥을 안 먹었거든요.
“엄마가 주는 콩도 맛없고, 아빠가 주는 솔잎도 맛없어. 난 저 달을 꼭 먹고 말거야. 달은 사탕처럼 달콤할거야.”

토달이는 매일매일 달까지 뛰어오르는 연습을 했어요.
오늘 토달이는 산꼭대기에서 커다란 바위를 찾아냈어요.
토달이는 바위 위로 힘차게 달려가 달을 향해 힘차게 껑충 뛰어올랐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토달이 귀가 달에 조금 닿았어요.
“이제 됐어!” 토달이는 기뻐하며 달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금방 다시 산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말았어요.

낙엽더미 속에서 겨우 일어난 토달이는 귀를 만져보았어요. 반짝이는 노란 가루들이 귀에서 우수수 떨어졌어요.
“달가루다!”

토달이는 엄마가 콩을 심었던 것처럼, 달가루를 심기로 했어요.
손으로 살살 씨를 뿌리고, 발로 꾹꾹 밟았어요. 그리고 지쳐 잠이 들었어요.

자고 일어나자, 달나무는 쑤욱 자라있었어요. 동글납작한 달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었어요.
“내가 심은 거니까 내가 혼자서 다 먹어버려야지” 토끼는 달열매를 입에 쏙 넣었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달에서는 아무 맛도 나지 않았어요.

토달이는 달열매를 떡갈나무 잎에 담아서 터덜터덜 돌아왔어요.
“엄마, 아빠, 달열매를 찾았는데 아무 맛도 안나요.” 토달이가 시무룩하게 말했어요.
엄마와 아빠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요. “반달송편으로 만들면 딱 좋겠구나.”

아빠는 솥에 솔잎을 깔았어요. 엄마는 달열매에 콩을 넣었지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토달이는 달열매를 반으로 접었어요. 조금 뒤, 솥뚜껑을 열어보자, 달열매는 노르스름한 반달송편이 되어 있었어요.
토달이네 가족은 송편을 하나씩 입에 넣었어요.
“토달이가 가져온 달열매가 정말 부드럽구나.”
“엄마가 넣은 콩이 고소해요. 아빠가 넣은 솔잎이 향긋해요.”

토달이는 이제 달의 맛이 궁금하지 않아요.
달의 맛은 함께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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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을 ´달의 열매´라고도 한다는 데에서 떠올려본 이야기입니다.
반달모양 송편을 나눠먹으며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