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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yh4***@naver.com 20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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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이의 기다란 귀

“찾았다!”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할 때면 포근이는 늘 화가 나요.
고민 고민하면서 꼭꼭 숨어도 금방 들키거든요.

어디에 숨든 기다란 귀가 문제였지요.
나무 뒤에 숨어도 뾰족뾰족.
바위 뒤에 숨어도 쫑긋쫑긋.
포근이의 기다란 귀는 확실히 친구들과 달랐어요.
투덜거리는 모습이 꼭 고릴라같아요. 걸음 소리는 쿵쿵. 얼굴도 울그락 불그락.

“난 정말이지 뾰족뾰족, 쫑긋거리는 내 귀가 싫어!”

그러던 어느 날, 포근이는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 친구들처럼 동그란 귀를 만드는거야!”

기다란 귀를 김밥처럼 돌돌 말아서 예쁜 리본으로 묶은 포근이는 기뻤어요.
친구들처럼 동그랗고 매끈한 귀가 되었거든요. 귀에 묶인 분홍색 리본도 마음에 들었어요.

“자, 그럼 시작해볼까? 하나, 둘,....찾는다~!”

포근이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했어요.

“동그란 귀가 되었으니, 오늘은 나를 찾을 수 없을걸.”

시간이 흐르자 포근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친구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거든요.

“이상하다. 지금쯤이면 숫자를 다 세었을텐데..”

깜깜한 밤이 되어도 포근이를 부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포근이는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지요.

“으아아아아앙-” 결국 울음을 터뜨린 포근이 앞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왔어요.

그런데, 친구들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지 뭐에요? 겁이 난 포근이는 더 크게 울어버렸어요.
“으아아아아아아앙-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그때였어요. 친구들이 포근이의 분홍 리본을 풀어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포근아, 너의 기다란 귀는 우리의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는 보물주머니야.”
“정말이야?” 활짝 웃는 포근이의 미소에 따뜻함이 번졌답니다.
포근이는 더이상 기다란 귀가 싫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는 기다란 귀가 자랑스러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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