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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eve0265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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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간 민서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민서의 눈꺼풀은 하염없이 무거워졌어요.
아함, 하품도 자꾸만 삐져나왔지요.
엄마는 민서를 데리고 도서관에 갔어요.
사방이 책들로 가득 찬 곳이었어요.
엄마는 민서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골랐어요.
‘히잉, 책 읽기 싫단 말이야.’
민서는 또 다시 따분해졌어요.

그때였어요.
민서에게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숨 바 꼭 질 !
엄마를 놀라게 할 생각에 배시시 웃음부터 났어요.
책이 높게 쌓인 책장을 지나고 책상을 지나니
민서가 딱 숨기 좋은 오목한 구석이 보였지요.
책들 속에 숨은 민서는 자기도 모르게 그만 잠이 들었어요.

“얜 누구야?”
“왜 여기서 자고 있는 거지?”
소곤소곤 이야기 소리에 민서가 눈을 떴어요.
세 상 에 !
책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크기와 모양이 저마다 다른 동화책들이 각자의 목소리로 말이에요.
책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니, 민서의 손을 잡아끌었어요.

책들이 들려주는 피노키오 이야기, 심술꾸러기 호랑이 이야기,
꾀 많은 토끼 이야기를 듣다보니 민서는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이렇게 동화책이 재미있을 줄이야.
민서는 혼자 어깨까지 들썩이며 웃고 말았지요.

“민서야, 여기서 뭐하니? 엄마가 한참 찾았잖아.”
민서는 엄마 품에 안겨 큰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앞으로 동화책 매일 읽을 거예요!”
갑작스러운 민서의 변화에 엄마는 신기한 듯 웃었어요.
민서의 어깨 너머의 책들도 함께 웃었지요.


글 이영미 34세의 3살, 1살 자매를 둔 엄마입니다.
어린 시절의 내 마음을 기억해내는 일, 그것이 엄마동화의 시작이었습니다.
기꺼이 내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내어주고, 어설픈 발음에 귀기울여주며
동화를 읽어주시던 어머니처럼 나도 이제 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