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방귀를 기다려요
-킁킁...
"오늘은 된장국이네.."
"아빠, 안 씻은거 다 알거든요!"
냄새맡기라면 옆집 바둑이보다도 자신있는 은서에게 고민이 하나 생겼어요. 어느 날부터인가 은서 엉덩이에서 ´뽕~~´하는 소리와 함께 부끄러운 냄새가 났거든요. 소리가 자그마하지도 않고 언제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이 방귀란 녀석 때문에 은서는 얼굴이 자꾸만 빨개졌어요.
´태권도 배우다가 방귀가 튀어나오면 어쩌지?´
´피아노 치다가 방귀냄새가 나면 부끄러울 거야..´
은서는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차라리 방귀에서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리도 예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음날.. 태권도장에 간 은서가 도복을 갈아입는데, 어디선가 맑은 빗방울 소리와 함께 새콤달콤 딸기 내음이 나는 게 아니겠어요? 그건 바로 은서 엉덩이에서 뽕~ 하고 나왔던 방귀였어요. 은서가 부끄러워질 일은 이제 사라졌어요. 피아노를 칠 때에도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군고구마 내음이 코를 간질였답니다. 이제 은서는 방귀가 나오길 기다리게 되었어요. 친근들이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 라고 하면 은근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겨났어요. 말하고 싶어 입이 간질간질 했지요.
"아야! 엄마.. 나 배가 아파요."
갑자기 배탈이 난 은서를 걱정스레 보시던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은서 너 자꾸 방귀 참고 그럼 못써. 방귀가 잘 나오면 소화도 잘 되는 거란다."
밤새 배가 아파 잠 못 이루는 은서 곁에서 엄마는 따뜻한 손길로 배를 만져주셨어요. 은서는 아픈것 보단 차리리 안 좋은 냄새가 나더라도 방귀가 시원하게 나오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뿌우웅-´
은서가 기다리던 방귀가 우렁찬 소리와 힘께 나오고 말았어요. 은서랑 엄마는 서로 마주보며 깔깔 한참을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