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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wkddmsrn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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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옷 입은 나무

엄마 아빠는 결혼식날 아주아주 작지만 반짝거리고 힘차게 울리는 선물을 하나 받았어요.
그 선물은 엄마 뱃속에서 자라나는 작은 씨앗이었는데 모든것을 엄마와 함께했어요.
하루하루 자랄때마다 엄마배는 동글동글 동그라미 모양이 돼었어요.
푸르던 초록색 옷을 입었던 나무는 알록달록 옷으로 갈아입었고,예쁜 눈꽃옷을 입기위해 옷을 모두 벗었답니다. 새하얀 드레스같은 눈꽃옷을 입고 신이나서 춤을 추던 나무에 작은 새싹들이 자라났고, 엄마뱃속에 있던 씨앗도 무럭무럭자라 예쁜 열매가 돼어 세상밖으로 나왔어요!
너무나도 작고 여린 아이였지만 무엇보다도 단단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지요.
콩닥콩닥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찌찌먹는걸 좋아했어요. 너무시끄럽고 춥고 무서워서 다시 엄마뱃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그럴때마다 엄마아빠가 꼬옥 안아주면 사르르 잠이 와 눈을 감았지요.
아무것도 할수없었던 아이는 혼자 뒤집을수 있게돼고 기어다니게 돼었고 두발로 서서 걸을수 있었어요.그때마다 엄마와 아빠는 커다란 이빨을 모두보이며 활짝 웃었어요. 그 웃음이 너무 좋아서 따라서 웃었지요.
두발로 걸을 수 있게 돼었을때부터 엄마 배가 풍선처럼 동그라미모양이 돼었어요. 풍선위에 앉아서 엉덩이로 부비는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느날 풍선위에서 앉아있는데 갑자기 먼가가 엉덩이를 톡하고 건드렸어요.깜짝놀라서 엄마를 쳐다보니 활짝웃으면서 풍선이 같이 놀고싶어서 그런거라고 했어요. 함께 놀 친구가 생겨서 기뻤어요.
나무들이 눈꽃옷을 입고 있던 어느 날 밤이었어요. 엄마는 침대에 누워서 계속 땀을 흘렸고 아빠는 커다란 가방에 이것저것 챙기며 나를 보며 계속 웃어주었어요. 괜시리 겁이 나서 울음이 터졌어요.그러자 엄마가 침대에서 일어나 꼬옥 안아주었어요. 엄마 땀냄새와 살냄새가 콧구멍으로 들어오자 신기하게도 눈물이 나지않았어요.
아빠차 빵빵이를 타고 병원에가자 엄마팔에 무서운 주사바늘이 들어갔어요. 깜빡 잠이들고 눈을 떴는데 엄마 옆에 아주작고 얼굴이 빨간 인형이 누워있었어요.
풍선이 뻥 터지면서 인형으로 변신을 했어요.엄마는 인형의 손과 발을 보여줬어요.내 손가락 발가락과 똑같았어요.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조금 일찍 준것 같아요.
세상에서 제일 따듯한 우리집으로 돌아왔어요.
인형은 하루종일 엄마품에 안겨 찌찌를 먹었어요. 밤에도 엄마와 단둘이 거실에서 잠을잤고, 너무 시끄럽게 울어댔어요.
인형은 점점 뚱뚱해졌고 우는소리도 커졌어요.
하루종일 나만 바라보던 엄마 눈은 자꾸만 인형을 보고있어요. 나만 안아주던 아빠도 자꾸만 인형을 안아주었어요. 아주아주 못생긴 인형인데 왜 그럴까요?
어느날 인형이 기어다니는 거예요.깜짝 놀라 엄마에게 뛰어가서 말하니 커다란 이빨을 보이면 활짝 웃었어요. 나도 따라 웃었어요.
인형도 우리를 보며 활짝 웃었어요.
조금은 귀여운 인형인것 같아요.
인형은 의자나 테이블을 붙잡고 서서 나에게 같이 놀자고 소리를 질러요.
이번 크리스마스땐 인형 손을잡고 눈꽃옷을 입은 나무밑에서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요.
끝.

어느새 두아이의 엄마가 돼어있네요^^
연년생 꾸러기 두마리 키우느라 성격도 점점 거칠어지고 목소리도 우렁차 졌어요~ ㅎㅎ
글쓰는 잠깐동안 애들이 막태어났을때의 감정이 떠올라 재미지고 찡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