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할머니와 비밀이생겼어요.
오늘 아침도 수민이네 집은 수민이의 투정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싫어 싫단 말이야!˝
˝수민아~ 어서 어린이집 가야지 선생님 기다리셔˝
˝싫어!! 나도 공주신발 사줘! 예빈이는 어제 새로산 공주신발 신고 왔단 말이야!˝
자꾸만 떼를 쓰는 수민이를 보던 엄마가 말씀 하셨어요.
˝수민아, 수민이 신발 새로 산지 얼마안됐잖아. 수민이 생일 되면 그때 엄마가 새로 사줄께.
그러니까 오늘은 이 신발 신고 어린이집 가자. 응?˝
수민이가 자꾸 투정을 부리자 문앞에서 수민이를 배웅하던 귀여운 강아지 뽀삐도 집안으로 들어가버렸어요.
˝엉 엉˝
수민이는 결국 엄마가 신겨주는 신발을 신고 울며 어린이집으로 갔어요.
어린이집에 들어서자 마자 벌써 등원한 예빈이의 공주신발이 신발장에서 보란듯이 수민이를 향해 잘난척 하는게 아니겠어요?
˝뭐야! 또 공주신발 신고왔네? 나도 공주신발 신고 싶은데... 엄마도 밉고 예빈이도 밉고 공주신발도 미워!˝
수민이는 투덜거리며 신발을 벗다가 나쁜 마음을 먹게 되었어요.
´공주신발 못신게 할꺼야!´
수민이는 선생님이 잠시 다른 친구들을 돌보는사이 예빈이의 공주신발을 놀이터 미끄럼틀아래 숨겨 버렸어요.
신발을 숨기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교실로 들어온 수민이는, 기분이 점점 이상했어요
´어떡하지? 예빈이 신발을 숨긴걸 선생님이 아시면 어떡하지?´
´아냐 괜찮아 아무도 안봤어. 나도 공주신발 신고싶은데 예빈이만 신고 있어서 싫단말이야´
수민이는 마음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요.
드디어 하원시간이 되었어요.
˝으아앙 선생님! 내신발, 내 공주신발이 없어졌어요!˝
예빈이가 울면서 선생님께 신발이 없어졌다고 말하는 소리가 어린이집 안에 퍼졌어요.
수민이는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수민이는 내가 예빈이 신발을 감추었다고 말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나쁜짓을 한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예요.
선생님도, 엄마도, 나쁜짓을 한 어린이는 혼난다고 말씀 하셨거든요.
수민은 입을 꼭 다문채 수민이를 데리러 오신 할머니와 집으로 돌아갔어요.
집으로 돌아가서도 콩닥콩닥하는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은 수민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요.
좋아하는 체리맛 아이스크림도 맛이 없고 뽀삐가 같이 놀자고 뺨을 핥아 대도 귀찮기만 했어요.
수민이는 점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 수민이를 지켜보시던 할머니가 수민이에게 조심스레 말씀 하셨어요.
˝우리강아지 어린이집에서 무슨일 있었니? 간식도 안먹고, 말도 안하고 이 할미가 걱정되는구나.˝
공주인형 머리만 만지작 거리던 수민이가 할머니가 물어보시자 깜짝 놀라서 대답했어요.
˝아니예요. 아무일 없어요.˝
˝그래? 그럼 수민이가 무슨말이 하고 싶거든 할미한테 꼭 말해 주겠니? 할미는 수민이 마음 다 이해한단다.˝
할머니가 말씀하시자, 수민이는 고민했어요.
´할머니는 내가 나쁜짓 했다고 혼내지 않으실까?´
´아냐 내가 나쁜짓 했다고 엄마랑 선생님 한테 말씀하시면 어떡하지?´
마음속으로 고민하던 수민이는 이내 결심했어요.
´그래, 할머니는 나 이해해주신다고 했어. 할머니한테 말해야지´
수민이는 뜨개질하고 계시는 할머니 등뒤로 살짝 다가 갔어요.
˝할머니~˝
˝오야~내 강아지~˝
할머니가 따뜻하게 대답하시자 수민이의 눈에서 그만 왈칵하고 눈물이 쏟아졌어요.
놀라신 할머니가 수민이를 꼭 안아 주셨어요.
그러자 이내 수민이의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수민이는 눈물을 멈추고 오늘 예빈이 신발을 감춘 것을 털어 놓았지요.
˝할머니 수민이가 나쁜짓 했다고 엄마한테 이를거야? 선생님한테 이를거야?˝
걱정에 찬 말투로 할머니께 수민이가 물었어요.
˝수민아, 이 할미가 선생님께 전화드려서 예빈이 신발 미끄럼틀 아래 있다고 말씀드릴께. 대신 수민이가 잘못을 많이 뉘우치고 있으니
내일 수민이 혼내지 말라고도 꼭 말씀드릴거야.˝
할머니가 어린이집에 전화를 하시는 모습을 수민이는 방에 숨어 문틈으로 빼꼼 머리만 내놓고 바라 봤어요.
콩닥콩닥, 수민이는 심장소리가 귀에까지 들리는 듯 했어요.
˝수민아~ 선생님이 수민이 혼내주라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니?˝
전화를 끊은 할머니가 말씀하시자 수민이는 또 왈칵 눈물이 흐르려고 했어요.
˝수민이 저녁 맛있게 먹고,부모님 말씀 잘 듣고, 잘 자는게 수민이 벌이야.˝
할머니 말씀을 들은 수민이는 눈물을 뚝 그치고 큰소리로 대답 했어요.
˝네 할머니!!˝
퇴근한 아빠와 엄마는 아침과 다르게 씩씩하게 밥도 잘먹고 양치도 잘하고 떼쓰지도 않는 수민이를 보면서 의아해 했어요.
˝우리 수민이가 오늘 정말 정말 착하구나! 하루사이 부쩍 자란것 같네?˝
엄마가 말씀하시자, 엄마 몰래 수민이와 할머니는 서로 마주보고 눈을 찡끗 했어요.
그날 저녁 수민이는 꿈나라에서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 꼬까신을 신고 신나게 춤을 추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