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엄마, 고맙습니다
평화로운 주말 아침, ‘위이잉, 위이잉’ 청소 소리에 소은이는 눈을 떴어요.
방문을 열어보니 아침부터 엄마와 아빠는 열심히 방을 치우고 계시네요.
“이제 봄이 왔으니, 새단장도 할겸 지저분한 물건들은 다 치워야겠어요.”
“그래요, 이제 곧 태어날 소은이 동생을 위해서도 깨끗이 치워야 해요.”
“하암~ 엄마 뭐 도와 드릴거 없어요?” 소은이는 아직 잠에서 덜 깨서 하품이 나왔어요.
“우리 딸~ 여긴 먼지가 많아서 소은이한테 안 좋아요. 엄마 아빠가 하면 되니까 우리 공주님은 방 안에 들어가 있어요.”
엄마는 소은이가 기특한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어요.
“아니예요, 엄마. 저도 이제 7살이 되었는걸요. 조금 있으면 동생도 태어나니까 이제부터 누나처럼 대해주셔야 돼요.”
“그래요 우리 공주님? 그럼 여기는 엄마 아빠가 할 테니 소은이는 소은이 방에 있는 물건들 좀 정리해줄래요?
상자 두 개를 줄 테니 한 상자에는 소은이가 안 쓰는 물건이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담고, 다른 한 상자에는 소은이가 쓸 수 있는 물건들을 담으면 돼요. 우리 딸 할 수 있겠어요?”
“네, 대장님!” 소은이는 충성 자세를 하고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갔어요.
“아, 뭐부터 해야 하지?” 소은이는 우선 책상 위를 정리하기로 했어요.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싸인펜, 색연필, 크레파스들을 종류대로 모으고, 책들도 가지런하게 정리해서 책장에 꽂았어요.
“아, 이건 아까 엄마가 말씀하신 ‘버리는 상자’에다가 담으면 되겠다.”
소은이는 다 쓴 공책들과 다 써서 색이 나오지 않는 볼펜들을 버리는 상자에다 넣었어요.
소은이는 벌써 엄마가 된 것처럼 정리된 책상을 보며 뿌듯했어요.
그러다가 소은이는 책상 밑 안쪽에 숨어 있는 알록달록한 예쁜 분홍 상자를 발견했어요.
“어, 이건 뭐지? 못 보던 상자인데. 안에 뭐가 들어 있을까?”
소은이는 궁금해서 얼른 뚜껑을 열어보았어요. “우와~”
상자 안에는 소은이의 어렸을 적 추억들이 가득 들어있었어요.
소은이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초음파 사진과 엄마가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써 놓은 일기장도 있었어요.
그리고 초음파 사진 속의 소은이는 콩알 보다도 작은 모습이었어요.
‘내가 이렇게 작았었어? 신기하다.’
소은이는 소은이의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첩과, 이제는 너무나 작아져 버린 우유로 얼룩진 베넷저고리도 발견했어요.
˝내가 이렇게 작은 옷도 입었단 말이야?˝
소은이는 작아진 베넷저고리와 커진 몸을 번갈아 보며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소은이는 소은이의 추억을 예쁘게 간직해주신 엄마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감사해요. 추억 상자 안의 물건들 소중하게 간직해주셔서요. 저도 이제 태어날 동생을 위해서 추억 상자를 만들 거예요. ...’
“소은아 방은 다 치웠니?” 소은이가 많이 피곤했는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었네요.
“우리 딸 많이 힘들었나 보네.”
엄마, 아빠는 소은이가 쓴 편지를 보고 한참 동안 흐뭇하게 소은이를 바라 보았어요.
아마 소은이도 좋은 꿈을 꾸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