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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arum1215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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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까신에 핀 눈꽃

고까신에 핀 눈꽃

“꾸꾸, 꾸꾸!”
성민이가 소리치며 현관문 앞에 서 있어요. 새로 산 고까신을 반대로 신고서요.
아빠가 사 주신 고까신을 성민이는 “꾸꾸”라고 불렀어요.
“크큭.”
꾸꾸는 성민이의 발이 간지러운지 웃음을 참고 있네요.
그러나 엄마는 딩동거리는 핸드폰 때문에 바빠요.
한참을 기다리며 서 있던 성민이는 어느새 시무룩해져요.

“밖에는 바람도 불고, 춥고, 또 음…….”
엄마는 핸드폰을 두드리며 말해요.
성민이는 현관문 앞에 앉아 아무 말도 없어요.
동글동글한 눈물방울이 꾸꾸의 얼굴 위로 떨어져요.
성민이의 맑은 눈 안에 엄마의 미안한 모습이 비치네요.
“우리 밖에 나갈까? 꼬까신 신고?”
엄마의 말에 성민이는 금새 울음을 그치고, 봄꽃 같이 웃어요.

성민이는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하지만, 들을 줄은 알아요.
특히 고까신 꾸꾸의 이야기는 더 잘 듣지요.
“성민아, 우리 한 번 신나게 달려볼까? 날 신으면 바람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거든.”
꾸꾸의 말에 성민이는 힘껏 고개를 끄덕여요.
그리고 날아갈 듯이 공원을 이리 저리 달려보고 점프도 해요.
달리다 보면 높이 날아 하늘에 손이 닿을 것만 같아요.
푸르른 공기가 성민이와 꾸꾸의 가슴속으로 가득 가득 들어와요.

“아, 성민아, 눈이야!”
엄마의 높은 목소리가 공원에 종소리처럼 울려 퍼져요.
꾸꾸의 발간 얼굴 위로 하얀 눈꽃이 내려와 앉네요.
“우리 아가 고까신에 예쁜 눈꽃이 피었네.”
엄마는 성민이를 바라보며 이야기해요.

작은 손바닥에 놓인 눈꽃이 성민이에게 겨울 인사를 전해요.
“안녕? 네 손바닥은 참 포근하구나.”
“꾸꾸도 안녕? 하늘에서 너희를 보고 여기까지 내려왔어.”
성민이와 꾸꾸와 눈꽃은 까르르 웃으며 놀이터를 뛰어다녀요.
“아휴, 넘어질라.”
엄마도 성민이를 따라가며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소를 지어요.

고까신 꾸꾸에게 성민이는 오늘도 마음으로 이야기해요.
‘꾸꾸야, 오늘은 참 행복한 하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