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내동생 고까신
내동생 고까신
1
내동생에게는 신기한 신발이 있어요.
동생이 걸을 때마다 ´삑 삑´소리가 나는 고까신이에요.
그 신발이 너무 신고 싶어 엄마에게 말했더니
고까신은 아기들이 신는 신발이래요.
아기가 엄마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켜주기 위해 소리가 나는 거래요.
2
어느날 내동생과 나는 놀이터에 놀러왔어요.
엄마는 시장에 가면서 나보고 동생을 잘 돌봐주라고 했어요.
내동생은 신이 나서 모래밭 여기저기를 뛰어다녔어요.
놀이터에는 온통 내동생 고까신 소리만 가득했답니다.
´삑삑 삑삑´
3
미끄럼틀에서 내려온 나는 그네에 올라탔어요.
높이 더 높이 하늘을 날아오를것 같았어요.
˝아 맞다! 내동생!˝
그러다 문득 내동생 고까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걸 알았어요.
˝어, 어디갔지?˝
4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어요.
그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려왔어요.
´삐약 삐약´
하지만 그건 내동생 고까신 소리가 아니었어요.
줄지어 소풍을 가는 병아리때의 소리였어요.
˝너희들 삑삑 소리가 나는 신발을 신은 내동생 못봤니?˝
˝저기 저 시소 뒤로 돌아가던걸?˝
5
나는 얼른 시소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어요.
그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려왔어요.
´꽥꽥 꽥꽥´
하지만 그건 내동생 고까신 소리가 아니었어요.
엄마를 뒤따라 집으로 가는 오리때의 소리였어요.
˝너희들 삑삑 소리가 나는 신발을 신은 내동생 못봤니?˝
˝저기 저 구름다리 아래로 뛰어가던걸?˝
6
나는 얼른 구름다리 아래로 달려갔어요.
그때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려왔어요.
´찍찍 찍찍´
하지만 그건 내동생 고까신 소리가 아니었어요.
나를 보고 놀란 생쥐가 도망가는 소리였어요.
나는 동생이 없어져서 겁이 나고 무서웠어요.
텅빈 놀이터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어요.
˝으앙~˝
7
˝필립, 무슨 일이니?˝
눈을 떠보니 엄마와 내동생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어요.
휴, 다행이다. 꿈이었나봐요.
동생이 없어진줄 알고 걱정했는데
저기 신발장 아래에 가지런히 놓인 내동생 고까신이 나를 보고 활짝 웃고 있었어요.
´이젠 어디가지마. 내동생 고까신아!´
동생이 생겨 좋기도 하지만 동생이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대거나 돌봐줘야하는것이 때로는 싫기도 한 첫째아이의 양가감정을 동생의 고까신에 담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