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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효현시현맘 201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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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내 이불

현이에게는 친구가 있어요.
엄마가 사주신 알록달록하고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이에요.
“엄마! 이불이 보들보들해서 너무 좋아요”
“그래? 그럼 우리 현이가 이불 친구에게 이름을 지어줄래?
“음..보들이라고 지어줄래요. 보들보들하니까요.
이제부터 보들이는 내친구예요.”

그때부터 보들이는 현이의 친구가 되었어요. 현이는 보들이를 안고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엄마가 현이를 안아주는 것처럼 따뜻했거든요.

현이에게는 동생이 있어요.
사실 보들이를 만나고 얼마 뒤 엄마 뱃속에서 작고 귀여운 동생이 태어났거든요.
현이는 엄마가 항상 동생만 사랑해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울면 안아주시고, 기저귀에 응가를 묻혀도 잘했다고 예쁘다며 안아주시거든요.
현이랑 함께 있을때에도 엄마는 동생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동생에게 달려가서 안아주세요.
현이는 그런 동생이 미워요. 하지만 엄마가 동생을 미워하면 안된다고 하세요.
현이는 마음이 아팠어요.

현이는 속상해서 방에 들어가 보들이를 꼬옥 껴안았어요. 엄마가 안아주는것처럼 보들보들 편안했거든요. 그때부터 현이는 항상 보들이와 함께했어요.
잘때에도, 무서울때에도, 놀때에도, 밥먹을때에도, 엄마가 동생을 안아주고있을때에도..

어느날, 어린이집을 다녀온 현이는 보들이가 방에 없는걸 알고 울기 시작했어요.
“으앙 엄마! 으아앙! 내.. 보들이..보들이가 없어요”
현이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었어요.
“현이야, 보들이가 너무 더러워져서 엄마가 빨았어. 지금 보송보송하게 마르고 있을거야. 그러니 울지마 응?”
엄마의 이야기를 들은 현이는 베란다에 가보았어요. 정말 엄마의 말처럼 보들이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보송보송하게 마르고 있었어요. 그제서야 현이는 울음을 멈추고 씨익 웃었어요.
하지만 그때보다 더 현이는 보들이를 안고있게 되었어요. 하루하루 보들이를 안고 있는 날이 많아지자 엄마는 걱정이 되었어요.
어떤 날은 엄마가 보들이를 빨아 널어놓으면 현이가 다마를 때까지 베란다 문 앞에 앉아 보들이만 올려다보곤 했지요.
엄마는 그런 현이를 볼 때마다 미안해지고 마음이 아팠어요.

현이가 보들이를 안고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다가와 앉으시며 현이를 부르셨어요.
“현이야”
“응?”
“현이는 보들이 이불이 그렇게 좋아?”
“응, 보들이를 이렇게 안으면 보들보들해. 꼭 엄마가 안아주는 것처럼~”
“그래? 보들이는 좋겠다. 이렇게 착하고 예쁜 우리 현이가 안아주니까, 보들이는 정말 좋겠네?”
“응? 엄마도 아가 안아주잖아. 그럼 아가도 좋겠다. 엄마가 안아주니까”
현이의 말을 들은 엄마가 놀라서 말씀하셨어요.
“동생? 동생은 아가잖아. 아가들은 아직 할 수 있는게 많이 없어서 엄마가 안아주며 속으로 용기를 주는거야. 그래야 아가들은 힘을내고 우리 현이처럼 할 수 있는게 많아지니까. 우리 현이도 어릴때 엄마가 많이 안아주었는걸?”
“정말?”
“그럼~ 엄마가 동생 안아주는 것 보다 더 많이~”
“정말? 그럼 나도 동생처럼 엄마가 많이 안아줬어?”
“그럼~ 정말이지”
엄마는 씨익 웃으시면서 현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셨어요.
그리고는 현이를 꼬옥 안아주시며 이야기 해주셨어요.
“엄마가 이렇게 안아주면 현이는 힘을 내어서 밥도 잘먹어주고, 잘 웃어주고, 키도 쑥쑥 자라고, 뭐든 해내서 잘해주었어. 그런 현이 볼 때마다 엄마도 힘을 낼 수 있었어. 고마워 현이야”
현이는 기분이 좋아서 미소를 지었어요.
“그런데, 요즘 엄마가 동생에게만 안아주고 힘을 주었나봐. 우리 현이를 많이 안아주지 못한 것 같아서 우리 현이가 보들이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우리 현이도 엄마의 용기와 힘이 필요한데...엄마가 이제 우리 현이도 많이 안아줄게”
“나도? 그럼 나도 엄마를 많이 안아줄게”
기분이 좋아진 현이가 웃으며 말했어요.

“현이야, 우리 보들이 깨끗하게 같이 빨아줄까?”
“응? 어떻게?”

엄마와 현이는 욕실로 갔어요. 엄마는 커다란 욕조에 비눗물을 가득 붓고 보들이를 넣으셨어요.
“현이와, 어서와~ 이제 우리 보들이 빨래놀이하자!”
엄마는 바지를 걷어올리시며 현이에게 손짓하셨어요.
현이와 엄마는 비눗물에 담긴 보들이를 발로 꾹꾹 밟으며 놀았어요.
미끌미끌, 첨벙첨벙~
엄마와 현이는 비누거품을 후~ 불어보기도 하고, 손을잡고 껑충껑충 뛰어보기도 했어요.

깨끗해진 보들이를 널어놓고 엄마는 현이를 꼬옥 안아주셨어요.
“현이야 재미있었어?”
“응, 정말 재미있었어 엄마”
“그래? 엄마도 재미있었어. 이제, 우리 현이가 보들이랑 놀 때 엄마도 늘 함께할게.
그리고 앞으로 우리 현이도 많이 안아줄게.
현이도, 보들이보다 엄마를 더 많이 안아주어야 해! 알았지?“
“응, 엄마, 현이도 엄마를 더 많이 안아줄게”
“응, 고마워 현이야, 사랑해”
“나도 엄마 사랑해요”
현이와 엄마는 따뜻한 햇살아래 꼬옥, 오랫동안 껴안았어요.
현이는 이제 보들이보다 엄마품이 더 좋아요. 엄마냄새도 좋아요.

“응애~ 으앙”
동생이 우는 소리가 들려요.
하지만, 이제 엄마혼자 동생에게 가지 않아요. 엄마와 현이는 씨익 웃으며 손을 잡고 동생에게 함께 가요.
그리고 이제는 현이가 동생을 많이 안아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동생도 현이처럼 용기도 생기고, 힘도 나서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을테니까요.
엄마가 현이를 안아주셨던것처럼 안아줄거라 생각했어요.
따뜻한 엄마 품처럼 꼬옥요~


작가의 실제 경험과 육아를 하면서 작가의 아이들의 대화내용을 조합하여 동화를 지었습니다.
동생이 생겨 무언가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엄마와 아빠는 한결같은 사랑으로 첫째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기 위해 더불어 동생을 돌봐주고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이 동화를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