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8월 엄마동화 도전] 핑크 우산.
톡톡,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소아가 눈을 번쩍, 떴어요.
“엄마 엄마! 비와요?”
소아는 거실 창밖을 내다보며 엄마에게 소리쳐요.
와, 정말로 주루룩 주루룩 비가 내리고 있어요.
“안녕? 비야! 반가워!”
소아는 신이 나서 아침밥을 냠냠 야무지게 먹어요.
현관 앞에 엄마가 놓아준 핑크 우산은 소아가 제일 좋아하는 우산이에요.
엄마가 핑크 우산을 사온 뒤로 소아는 비가 오는 날을 엄청나게 기다렸어요.
“그렇게 신나니?”
엄마가 웃자, 소아도 웃었어요.
핑크 우산을 쓴 소아가 빙그르르 돌아요.
꺄르르, 꺄르르,
소아의 웃음 소리가 등원길에 울려요.
그런데,
하원길에 가방을 챙겨 나오던 소아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어요.
소아의 핑크우산이 사라졌어요.
“도망갔어요. 내 우산이 도망갔어요. 으앙”
소아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선생님은 그런 소아를 다독여주어요.
“소아야. 선생님이 우산 꼭 찾아주신데. 울지말자. 응?”
“엄마. 내 우산이 내가 싫어져서 도망간거면 어떡해? 내가 맨날 질질 끌고 다니고, 준우랑 우산 갖고 총쏘기 장난쳐서 도망간거면 어떡해?”
소아의 울음은 좀처럼 그치지 않아요.
소아는 그날 저녁도 먹는둥 마는둥 잠자리에 들었어요.
소아가 눈을 떠보니 그곳은 우산나라에요.
무섭게 생긴 검은 우산이 소아를 보며 말했어요..
“여긴, 잃어버린 우산들이 오는 곳이란다. 돌아가!”
검은 우산의 보이지 않는 입에서 크앙-하고 불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어요.
소아는 검은 우산이 너무 무서워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핑크 우산이 꼭 여기 있을 것만 같아 용기내 소리쳤어요.
“날 들여보내주세요. 여기 내 우산이 있어요!”
안으로 들어서자 예쁜 노랑 우산이 소아에게 종종 걸음으로 찾아왔어요.
“어머, 넌 내 주인이잖아? 날 데려가줘~”
“미안하지만 니 주인은 내가 아냐. 난 핑크 우산을 찾으러 왔어”
“나도 이쁘지 않니? 그냥 날 데려가줘. 난 여기 있기 너무 쓸쓸해.”
노랑우산이 너무 슬퍼 보여 소아는 잠깐 멈칫 했지만 그래도 노랑우산을 대신 가져갈 순 없었어요.
“미안해”
˝내 주인도 여기 와주면 참 좋을 텐데. 잃어버리면 새로 사버린다니까...”
“니 주인도 꼭 올거야”
소아는 노랑 우산, 보라 우산, 파랑 우산을 지나치고 또 지나쳐 커다란 빗방울 수영장에 다다랐어요.
그곳엔 우산들이 삼삼오오 모여 헤엄을 치고 있었어요.
“핑크우산아!!!”
소아는 수영장 아래에 고개를 묻고 소리쳤어요.
그러자, 소아의 핑크 우산이 쑥- 고개를 내밀었답니다.
“반가워!!!”
소아는 반가운 마음에 핑크 우산을 꼭 안아주었어요.
온 몸이 축축히 젖었지만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이제 널 정말로 아껴줄게”
잠에서 깬 소아는 더 이상 슬프지 않았어요. 어제 울어버린 덕에 두 눈이 퉁퉁 부었지만 핑크 우산이 꼭 돌아올 것 같았어요.
유치원 문을 열고 선생님께 인사를 하자,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며 소아의 핑크 우산을 들고 있었어요.
“와아!!!!!”
톡톡,
창밖으로 빗방울이 다시 떨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