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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airpul23 20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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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랑 나만 아는 이야기...

나는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었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거든.
“토독 톡톡톡… 토독 톡톡톡…”
우산 속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어. 아니 사실은 새로 산 분홍 땡땡이 장화를 신게 되어 신이 났었지. 그래서 고인 물들을 신나게 밟으며 걸어가고 있었어.
콧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나는 갑자기 어딘가에 빠졌어.
“아아아아아아아악!!!”
눈을 꼭 감았다가 떴더니 글쎄 내가 어디에 빠졌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쓰고 있던 우산을 타고 있는게 아니겠어! 우산이 거꾸로 뒤집어져서는 물위 같은 곳을 둥둥 떠다니고 있는 것 같았어. 나를 태우고 말이야! 처음에는 그곳이 어딘지 보이지도 않고 무서웠어. 그래서 우산 손잡이를 꼭 잡고 있었지.
“어어어어!!!”
둥둥 떠다니다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었어. 그래서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잡아당기게 되었지. 어 그랬더니 ‘훅~’ 하고 오른쪽으로 가는게 아니겠어! 내가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이었어!
“신기해!!! 와하하!”
나는 우산 손잡이를 잡고 오른쪽 왼쪽 휙휙 당겨 봤어. 앞으로 뒤로도. 깜깜하기도 하고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해서 계속 무섭기는 했지만 우산을 타고 두둥실 뒤뚱뒤뚱 떠다니는 기분은 최고였어. 어딘지 모르는 곳을 계속 운전해서 떠다니다 보니 소리가 들렸어.
“괜찮니? 좀만 기다리렴! 구급대를 불렀으니 곧 꺼내 줄 거야!”
내가 빠진 곳은 맨홀이란 곳이었어. 비가 많이 내려서 물이 많아 깊숙이 빠지지 않았었데.
“꼬마야, 이게 보이니? 아픈 곳은 없니?”
어른들은 땅 위로 올라온 나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며 걱정을 했어. 나는 묻는 것들 모두 대답했어. 우산 이야기만 빼고. 내가 우산을 타고 돌아다닌 이야기말이야.
집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나는 내 손에 꽉 쥐어진 우산을 보았어.
“띠링!”
나만 들린 것 같았어. 반짝하는 빛이랑. 나도 잉크를 해 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