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10월 엄마동화 _ < 세탁기 속에 누가 살고 있어요. > - 자유주제
일요일 오후,
로라는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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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 ~ 으 ~ 엉 ~
흐 ~ 으 ~ 엉 ~
크 ~ 으 ~ 헝 ~
크 ~ 으 ~ 헝 ~ ”
어디에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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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보니
그 곳에는 세탁기가 있었어요.
깜짝 놀란 로라는 엄마에게 달려가 말했어요.
“엄마! 엄마!
세탁기 속에 호랑이가 있나 봐요.“
엄마는 설거지를 하느라 내 소리를 잘 듣지 못한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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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다시 세탁기가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무서웠지만 천천히 세탁기 뚜껑을 열어보았어요.
“앗 깜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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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의
꼬불꼬불 뱀(양말) 두 마리가
몸을 동그랗게 말고 로라에게 말했어요.
“나 좀 살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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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빨갛게 놀란 토끼(바지)도
로라를 향해 말했어요.
“나 좀 살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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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돌처럼 굳어버린 거북이(모자)가
로라에게 말했어요.
“나 좀 살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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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날개를 펴지 못한 공작새(치마)와
벌벌 떨고 있던 벌(장갑)이 말했어요.
“나 좀 살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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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작게 오므린 여우(팬티)도
호랑이의 기척소리에 놀라 말했어요.
“호랑이가 깨기 전에 나 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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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까
무서워 하고 있었어요.
로라는 재빨리
뱀 (양말)
토끼 (바지)
공작새 (치마)
거북이 (캡모자)
벌 (장갑)
여우 (팬티)를
그 곳(세탁기안)에서 구해 주었어요.
( 그림 : 빨랫줄에 걸린 옷 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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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빨래)들은 신나서 흔들리는 바람에 춤을 추며 말했어요.
“ 우리를 구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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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그것도 모른 채
여전히 코를 골며 자고 있었어요.
“ 흐 ~ 으 ~ 엉 ~
흐 ~ 으 ~ 엉 ~
크 ~ 으 ~ 헝 ~
크 ~ 으 ~ 헝 ~ ”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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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6살 딸이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는
“저 안에 호랑이가 사나봐.”라고 말한 것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어보니 정말 호랑이의 울음소리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옷들의 형태도 치마는 마치 공작새의 날개 같고,
바지의 두 다리 부분은 토끼의 귀 같기도 하고, 아이의 반스타킹은 뱀을
연상하게 합니다. 또 캡 모자는 거북이, 벙어리장갑은 벌의 모습 같습니다.
그런 동물 옷들이 호랑이가 잠에서 깰 까봐 무서워하고 있을 때 로라가 나타나
세탁기 속에서 구해주지요.
호랑이와 떨어진 빨래 줄로 말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는 그것을 머금고 있다가
실생활에서 가끔씩 떠올리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빨래는 자주 하는 일이기에
이 동화를 읽게 된다면
아이들이 세탁기가 돌아갈 때마다 즐거운 상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