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



햇살스프와 꽃샘추위
봄은 꽃을 사랑했어요. 평소 봄을 눈여겨보던 추위가 그 꽃을 시샘해서 바람을 세게 더 세게 불어대었어요.
꽃은 추위에 바르르 떨며 잔뜩 움추리어 고개를 가지 아래 떨구고 있었어요. 꽃은 추위가 지나가는 동안 봄이 만들어 준 햇살스프를 후후 불어 한 입 떠먹었어요.
봄이 가져다 준 햇살스프는 봄이 꽃을 생각해서 만든 봄의 요리였어요.
햇살스프는 가장 신선한 햇빛이 나오는 오전 6시에 해님에게 햇살가루를 사서 하루 전날 달빛에 발효시킨 고소하고 담백한 아침이슬에 넣어 만든 것이었어요. 이 햇살스프는 이른 아침에 나온 햇살가루로 만들기때문에 몸을 기분 좋게 해주며 졸음이 오게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봄이 만드는 햇살스프는 꽃에게 언제나 10시에 배달되어졌어요.
꽃은 햇살스프를 먹고 몸이 노곤해져 꾸벅꾸벅 졸다 일어나면 추위는 온데간데 없어졌고 기분은 한결 좋아졌답니다. 꽃은 항상 봄에게 스프를 만들어 준 답례로 활짝 핀 얼굴로 함박 웃어 주었지요.
"봄의 사랑을 꽃만 받았을까요?
아니였어요!"
봄은 항상 따뜻한 햇살스프를 꽃에게 가져다주기 위해서 아침이면 바쁘게 꽃에게 가야했거든요. 이때 이 모습을 그냥 두지 않으려는 추위가 언제나 봄의 길을 방해해서 바람을 쌩쌩 불어댔지요. 이 바람에 햇살스프 위에 뿌린 햇살가루가 바람에 날려 온 사방에 퍼져 날아가는 것이었어요.
햇살스프 위의 햇살가루 때문에 봄나들이 나온 사람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만 꾸벅꾸벅 졸게 되었고 졸고 나면 한결 기분이 좋아졌어요. 꽃처럼요!
봄나들이 온 사람들도 봄의 사랑을 꽃도 추위도 봄도 모르게 함께 누려온 것이죠.
우리도 햇살가루를 맞으러 봄이 서두르는 시간에 봄나들이 나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