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책 읽기에 대한 생각에 앞서서 내 삶에서 책이 어떤 의미를 가졌었는지. 그 순간을 떠올려보신다면 책 읽는 즐거움, 그리고 책을 좋아하게 되는 건 가르치거나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아마 다시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렇게 책이 다가와서 말을 거는, 책으로 그래서 손을 뻗게 만드는 도서관이 도서관다운 도서관이라고 생각합니다.미국에 있는 교사였고 여러 책을 쓴 한 저자가 도서관이 학교하고 어떻게 다른 곳인지를 잘 정리해 놓은 글이 있어서 조금 읽어드리려고 해요. ... 이 마지막 구절에서 생각할 수 있는, 떠올릴 수 있는 단어가 뭘까요? 책, 독서. 책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진정한 자유?
-예, 자유. 사실은 책이라는 것이 정말 통제할 수 없는 정신적인 성장을 일으키고 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게 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모든 지배자들은 도서관을 불태우고 책을 불태워왔던 기록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의 역사를 보면 실제로 도서관이 불태워진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어울리는 일이죠. 도서관이 땔감으로 가득 찬 곳이잖아요. -잘 타죠. -그것만 봐도 그렇게 한마디로 얘기해 주는 것 같아요. 책을 읽는 것이 우리를 자유롭게, 그것은 곧 인간답게,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게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우리 삶에서 책 읽기가 그런 의미를 가질 수 있는데 우리가 그냥 논술이나 입시에 매달려서 시험문제에 나올 책을 골라서 될 수 있으면 요점만 정리해서 답을 아는 데 필요한 것만 가르칠 수 없을까. 너무 시시한 일 아닌가요? 아이들이 누려야 할 너무 커다란 것을 우리가 빼앗는 건 아닐까요? 그런데 왜 그럴까요? 왜 자꾸 그 책의 바다에 빠져 있는 아이를 봐도 이게 무슨 뜻이지, 어? 그래서 주인공이 어떻게 됐지? 어떤 교훈을 얻었지? 그 다음에 며칠 지난 다음에 혹시 잊어버렸을까 봐 또 물어봅니다. 그리고 독후감, 독후화 같은 것을 뭐라도 증거를 남겨서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왜일까요? 기가 막힌 책 제목을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 어떤 메시지를 담은 책일지 짐작이 가시나요? 아마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우리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따라가지 못하지 않을까.
내가 제대로 부모 몫을 하지 못했다고 아이에게 원망을 듣게 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는 않을까? 이 책에 있는 것도 조금 읽어드릴게요. -짐작할 수 있으시죠? 사실은 그동안 일부러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을 그럼 어떻게 떨치란 말이냐. 두려움을 떨칠 수 있는 약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눈을 내렸어요, 그냥. -관심을 안 갖는 것, 무관심? -무관심. 그럴 수 있으세요? -믿는 게 아닐까요? 그냥 무작정 믿어주는 거. -믿음... 두려움의 어찌보면 반대말이라고 할 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