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벽 속에서 들려온 소리를 듣고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게 된 아이. 그녀는 요정과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며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요정은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였고, 해방 후 좌우익의 이념 대립 속에서 억울하게 반정부 인사로 몰린 아버지가 벽 속에 피신해 숨어 살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페인 내전 당시 실화를 토대로 원작을 재구성한 <벽 속의 요정>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대 상황과 벽 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봐야 했던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 가난과 남편의 부재 속에서도 한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의 모습이 가족과 인간의 사랑을 되돌아보게 한다.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로 딸, 아버지, 어머니, 사위 등으로 변하며 1인 다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내면 연기가 화제가 되어왔다. 200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연기상, 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등 각종 상을 휩쓸며 ‘김성녀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월 14일(목)~24일(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2만~4만원|02-747-5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