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다 설레고 그때보다 행복해
첫키스, 첫사랑… 처음은 언제나 설레지만 순식간에 지나간다. 그래서 늘 애틋하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그랬다. 어제까지만 해도 몸의 변화와 감정, 모든 게 똑같았는데 임신했다는 걸 안 순간 달라진다. 뱃속에 생명이 있다는 것이 일상의 기적으로 다가온다.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당황했어요. 좋고, 기쁘고, 행복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지, 어떻게 키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출퇴근 시간이 일반 워킹맘처럼 정확한 것도 아니고 비행이 있는 날엔 이틀에서 길면 일주일이 넘게 집을 비우는 일이 많을 텐데, 일도 가정도 잘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기쁨보다는 좋은 엄마, 좋은 아내의 역할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적인 문제들로 고민스러웠어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아이의 존재를 서서히 받아들이는 동안 아이는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의 감동은 임신했을 때와는 또 달랐다. 보고 싶고, 품고 싶고, 만지고 싶던 아이가 내 품에 안기던 순간의 감정은 세상의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그것이 바로 엄마가 되는 기분이다.
“사실 둘째 계획은 전혀 없었어요. 갈등도, 고민도 많았지만 호연이를 위해 임신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둘째가 생기니까 또 다른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삶은 갈등과 고민의 연속인가 봐요.”
호연이는 엄마의 직업을 이해해주고 승무원인 엄마가 유니폼을 입을 때 가장 예쁘다고 말하는 의젓한 아이다. 비행 때문에 며칠씩 집을 비우기 일쑤고, 힘들고 피곤하다며 잠에 취한 엄마가 푹 잘 수 있도록 조용히 문을 닫아주는 어른스러운 아이.
늘 해맑게 웃어야 하고, 인사와 매너, 예의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하는 승무원.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승무원임을 자부하는 그녀는 둘째를 낳으면 일터로 돌아간다. 출산 전의 몸으로 돌아가려면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이어트 계획도 빡빡하게 세웠다.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성격 좋은 그녀가 또 웃는다. “이번 화보는 정말 기대돼요. 촬영도 재밌고 어떤 그림이, 어떤 이야기가 완성될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꼭 보여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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