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조용헌의 백가기행百家紀行>
저자는 재산과 신분의 상징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원래 집이 가지고 있어야 할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위로와 휴식을 찾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가내 구원’을 이야기한다. ‘집안에서 구원을 얻으라’는 말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다양한 집은 공간이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며, 집 그 자체가 인생철학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 집이란 무엇인가?’
위로와 휴식을 찾고 싶다면 집에서 찾아라!
살아가는 데 ‘집’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을까. 현대인에게 집은 쉬고 먹고 자기 위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어떤 집에 사느냐’가 그 사람의 신분을 가늠하게 해주는 중요한 척도가 됐다. 그래서 사람은 죽기 살기로 일하고 그 돈을 모아 집을 산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집은 과연 어떤 집일까. 우리가 집에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생존을 위해 필요한 집부터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집까지, 집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각기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인생관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저자 조용헌은 ‘백가기행’을 시작하며 집이 갖는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집은 ‘돈으로서의 집, 신분으로서의 집’이 아닌 ‘생각을 바꾸는 집’들이다. 공사비가 단돈 2만8천원밖에 들지 않은 전남 장성 축령산 자락에 있는 한 평 반짜리 이름 없는 도공의 흙집, 지리산 악양에 있는 시인 박남준의 세 칸짜리 초가집처럼 존재를 위해 필요한 공간들이 주로 나온다. 소박하면서도 궁색하지 않고 품격이 느껴지는 오여 선생의 집도 있고, 도시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고요함’을 얻기 위해 땅을 파서 지은 건축가의 ‘땅집’도 있다. 경주 최부잣집, 효주 허만정의 고택등 저자가 주목한 집은 집 자체가 집주인의 인생철학을 담고 있다. 그리고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집에 다실과 정원, 구들장을 갖추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먹고사는 일에 너무나 몰입해서 살았다면 집에 자연을 들여놓고 그곳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라고 말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집,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위로와 휴식을 집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용헌 지음|디자인하우스|1만8천원
조용헌 동양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청운靑雲 조용헌. 재산과 신분을 나타내는 데 사용됐던 ‘집’이 아닌 ‘집’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백가기행’ 속으로 초대한다.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집에 다실과 정원, 그리고 구들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우리 시대 집의 진정한 의미를 따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