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혼자 다닐까?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쓴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주인공은 무례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다. 이름도 없이 길에 버려진 고양이 주제에 인간 세상만사에 대해 끊임없는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오만하고 거만한 이미지로 알려진 고양이는 언제부터 인간의 애완동물이 되었을까? 늑대소년 모글리의 모험을 그린 <정글북>의 작가로 잘 알려진 노벨상 수상 작가 키플링의 작품 속에서 답을 찾아보자. 독특한 상상력이 넘치는 그의 단편 소설집 <Just So Stories>에 담긴 열 편의 소설 중 <The CAT that Walked by Himself>는 아주 먼 옛날 밀림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던 동물들이 인간의 애완동물이 되는 과정에서, 고양이가 어떻게 자유를 지키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엉뚱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왜’냐고 묻는 자신의 딸 조세핀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는 이 단편 소설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동물들의 생태적인 비밀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주는 키플링의 이야기는 작가로서보다는 딸의 입장에서 생각을 표현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뮤지컬의 배경은 집에서 우리가 기르는 동물들이 아직 길들여지기 전, 모두 거친 야생의 숲에서 따로따로 놀며 외롭게 살던 시절. 거친 야생동물 중에서도 가장 거친 동물이었던 고양이는 언제나 혼자 다녔다. 어느 날, 불을 피워 마법을 부리는 여자의 유혹에 동물들이 동굴 안으로 따라 들어갔지만, 고양이는 언제나 혼자 다닐 뿐이었다. 고양이도 동굴 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싶었지만 말이다. 도대체 왜 고양이는 혼자 다니는 걸까? 극단 사다리와 호주 렘 극단과의 교류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이 작품은 아프리카, 인도 등 세계 곳곳의 전통악기를 사용한 음악이 돋보인다. 각각의 악기는 동물들의 특징을 표현한다. 날카로운 바이올린 현의 소리는 거만하고 교활한 고양이를, ‘아라비아 우드’로는 탐욕스럽고 능청스런 개를, 아프리카 타악기로는 말의 역동성을 실감나게 표현해낸다.
- 기간 : 6월 1일(금)~17일(일)
-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만 3세 이상 관람가)
- 가격 : R석 3만원, S석 2만원
* 문의 : 02-382-5477